역사는 인간의 삶을 이해하는 열쇠

<청소년을 위한 역사는 무엇인가>를 읽고

등록 2009.08.17 15:17수정 2009.08.17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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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을 위한 역사란 무엇인가>겉표지
<청소년을 위한 역사란 무엇인가>겉표지김가람
<청소년을 위한 역사란 무엇인가>겉표지 ⓒ 김가람

7월 말 조선왕릉 40기가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재된데 이어 허준의 동의보감이 세계기록 유산에 이름을 올렸다. 유네스코는 조선왕릉이 유교적 전통을 바탕으로 독특한 건축양식을 지녔고, 현재까지도 제례의식이 열리는 등 역사적 전통이 이어진 점 등을 높이 평가했다. 의학서적으로는 최초로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동의보감>은 동아시아 전통의학 발전에 크게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고 한다.  

 

 이런 사실을 통해  역사의 보존과 계승의 중요함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되어다. 역사의 중요성은 잘 알고 있지만 난 국사과목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고 1때는 국사를 배웠고, 고2인 지금은 한국근현대사를 배우고 있는데 여전히 어렵다. 역사를 배우는 이유를 잘 모르겠고 공부할 때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도 않으며, 억지로 외워도 나중에 다 까먹는다. <청소년을 위한 역사란 무엇인가>는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해 쓴 책이라고 하니 더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다. 내가 가장 궁금했던 '역사를 왜 배우는 가?'에 대한 대답이 나와 있었다.

 

  고등학교 역사 교사로 6년 동안 재직한 적이 있는 저자 최경석 선생님은 "역사를 암기과목이라고 하는 학생을 만날 때 가장 가슴이 아프다. 역사를 좀 더 쉽게 청소년과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다양한 방식의 글쓰기를 시도한다 "고 했다. 저자가 나를 만나도 가슴이 아프다고 할 것 같다.  

 

  저자는 역사는 과거라는 사간, 인간이라는 주인공과 정치, 경제, 문화 등의 요소가 한데 어우러진 실제 존재했던 모습이라고 정의했다. 역사는 세계 유적지나 국보, 보물로 지정된 유물 속에 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모든 시간이 바로 역사임을 강조했다. 역사는 인간의 삶을 이해하는 열쇠이자 우리의 미래를 상상할 수 있는 도구라고 했다.

 

  따라서 이 책에는 현재와 미래, 동양과 서양을 넘나드는 내용이 나와 세계사 전반을 배운다는 느낌이 들었다. 역사적 사실의 진실을 알기 위한 증거인 사료를 통해 과거의 역사를 현재에 복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먼저 <조선왕조실록>중에서 광해군 일기는 사료가 객관적이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광해군은 임진왜란 때 명의 은혜를 저버리고 청에 성의를 베풀었다고 나와 있는데 그건 왜곡됐다는 것. 또 이순신과 대비되는 원군에 대한 해석, 후고구려를 세운 궁예, 백제의 마지막왕인 의자왕에 대한 해석도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동북공정에서 만주는 물론 한반도 북부까지 중국사의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주장은 유사시 군사를 개입할 수 있는 역사적 근거 마련이 의도라고 해석했다.

 

 페르시아 전쟁과 십자군 전쟁, 아랍과 이스라엘 분쟁, 체첸 사태, 보스니아 내전, 이라크 전쟁도 역사적 사실을  두고 나라간 갈등의 소지가 되고 있다. 왜곡된 사실들은  기존 사료를 통해 객관성이 증명되었다고 해도 다른 사료가 나온다면 뒤집힐 수 있다고 한다.

 

  동서양 역사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헤로도토스와 사마천은 역사서술을 위해 역사적 현장을 직접 조사하는 답사를 통해 역사를 서술했다. 사료를 정리하고 분석하기 전 먼저 여행을 했다고 한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광개토대왕릉비를 직접 연구하면서 기존연구에 가려진 고구려의 역사를 실증했다.

 

 독일의 역사가 랑케는 역사가의 주관을  용납하지 않았다. 역사는 객관적인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오로지 사료에 의해 밝혀진 사실로 역사적 진실을 말하게 했다. 영국의 사학자 에드워드 카는 객관적인 사실을 보여주는 사료를 통해 역사를  파악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사료를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 역사가 다르게 보인다며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고 말했다.

 

  요즘 역사드라마가 많이 방영되고 있다. 역사드라마는 픽션인 까닭에 허구의 캐릭터가 많이 등장해 재미를 더해준다. 그러나 전체적인 연대기와 역사의 맥을 형성한 인물, 그와 연관된 사건 등은 가급적 가공되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중요한 역사적인 사실이 드라마와 교과서가 다르면 시험 볼 때 혼란이 온다. 이 책을 읽으며 확실한 근거와 자료가 얼마나 중요한지, 또 국사 공부를 할 때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덧붙이는 글 | <청소년을 위한 역사란 무엇인가>/ 최경석 / 살림/11,000

2009.08.17 15:17ⓒ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청소년을 위한 역사란 무엇인가>/ 최경석 / 살림/11,000

청소년을 위한 역사란 무엇인가

최경석 지음, 서은경 그림,
살림Friends,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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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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