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한테 보낼 위문품(?)신병교육 끝나고 자대배치 받은 아들이 보내달라한 수건. 편지지. 봉투 등등이 마치 연말에 국군장병한테 보내는 위문품 같다.
양동정
그런데 무슨 사연인지 몰라도 담배를 사서 보내 달라고 했다는 것이 나를 더 놀라게 한다.
"담배? 부모한테 담배를 사서 보내달라고?" 하고 물었더니 아내는 내 성격을 아는지라
"처음이니까 그냥 보내줍시다" 한다.
평상시에 담배를 잘 안 피우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더구나 부모한테 담배를 보내 달라고 하니 더 어처구니가 없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부모한테 담배를?" 하고 톤이 올라가자. 딸아이가 거든다.
"담배를 잘 안 피웠는데 민간인도 없는 전방에 처음 가서 심난하고 하니까 담배나 피우려고 그런 거 같으니 그냥 보내주세요" 한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부모한테 담배를 사 보내 달라 해? 너무 철없는 거 아냐?"
다시 한 번 역정을 냈지만 별 수 없다. 못이기는 척하고, 마치 2~3십 년 전 연말이면, 국군장병 위문품 자루에 비누 치약 등을 넣었던 것처럼 택배 박스에 담배 열 갑을 함께 넣어서 포장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