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실률에 따른 임대수입의 변화이미 확정된 비용 대비 기대수익은 생각보다 안정적이지 않다.
박미정
만약 김모씨가 3억 원을 그대로 은행에 예치했을 경우 월환산 수익(연 4%, 이자소득세 공제 후)은 85만원 정도이다. 불편한 거주환경에서 참고 살면서 신경 쓰고 노력해서 얻은 수익률치곤 허탈하고 초라하지 않은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선망을 갖고 있다는 임대수입에 대해서는 이처럼 별로 복잡하지 않은 상식적 계산이 필요하다. 임대수입을 추구하는 것은 자산을 기반으로 뭔가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므로 지극히 합리적인 투자의 방법으로 보여진다. 자신의 노동력으로 인해 창출되는 수입이 불안정하게 느껴지는 순간부터는 훨씬 강렬한 욕망으로 가속화한다. 여기에는 임대수입 창출의 근거가 되는 부동산에 대한 불패 신화도 한몫 한다.
그렇지만 '항상 확정된 비용' 대비 '아직 실현되지 않은 낙관적 수익률'의 함정은 우리에게 생각보다 그리 썩 훌륭하지 않는 투자 성적표를 제공하기 일쑤다. 기대수익률에 이르기까지 차곡차곡 발생되는 여러 비용은 이제 김모씨로 하여금 유망한 자산을 매각해야 할 상황에 이르게 하고, 충분히 여러 비용을 지불하고 난 후 빚잔치가 끝나고 나면 생각했던 것보다 적은 돈이 주머니로 들어오게 될 가능성이 크다. 미리 계획적으로 수익을 실현시키는 것과 급한 상황에서 필요에 의해 자산을 매각하는 것과의 차이는 상실감을 더욱 부채질할 수밖에 없다.
만약 김모씨가 오피스텔 임대수입 창출을 포기하지 않고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추가로 1억원의 대출을 일으키기로 결단하였다면 매월 이자로만 100만원 넘는 돈이 빠져나가게 된다. 아직 어린 아이들이 커가면서 여러 비용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현금흐름상의 악순환은 가속화되지만 순자산의 규모로만 생각한다면 이런 악순환은 의아할 수밖에 없다. 자산이 늘어나도 행복하지 않은 삶은 지금까지의 '자산 소유'에 대한 잘못된 추구를 돌아보게 한다.
소유의 종말? 소유의 피곤함!제레미 리프킨은 일찍이 '소유의 종말'을 통해 소유와 상품화로 대변되던 자본주의의 새로운 국면전환을 이야기한 바 있다. 소유는 거추장스러운 비용과 노력을 수반하므로 사람들은 이제 임시적으로 필요할 때만 서비스를 활용하는 '접속의 시대'로 넘어간다는 것이다. 과거 개발도상국 시절 대한민국은 '자산 소유'의 비용이 그리 크지 않았고 그에 비해 부동산 개발붐을 타고 자산인플레이션이 더욱 급격했다.
부동산 불패신화는 바로 그 시절 자산증식에 성공한 사람들에 의해 면면히 이어진 학습효과다. 1967년 11월 29일 최초로 '부동산 투기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여 토지 양도 및 보유로 발생하는 소득의 50%를 과세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서서히 부동산 자산 보유로 인한 비용 발생의 역사가 시작된다. 점차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을 보유하는 여러 비용들은 확정되기 시작하고 수익 실현은 리스크를 동반하기 시작했으나 투기의 맨 마지막에 존재하는 일반인들의 눈에는 전가되는 거품이 미래에 실현가능한 보유가치로 둔갑되어버린지 오래다.
가족들에게 쾌적한 거주환경을 제공하고 아이들이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줄 수 있는 좋은 아빠가 되는 것은 굉장한 수익률을 올려야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지극히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계산과 미래 계획에 부합하는 효율적 자원분배가 필요할 따름이다.
오피스텔로 인해 발생되는 임대수익 자체를 문제 삼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묶인 3억이 150만원의 임대수입을 발생시키기보다 그저 가족의 행복에 기여하고 쓰여지는 것이 본래 자산증식의 목적에 부합하는 일이란 것을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자산구조가 그 본래의 목적인 가족의 행복에 쓰여지지 못하고 스스로 군림하게 될 때 많은 사람들은 자산의 노예가 되어 그 비용을 감당하기 위한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
공유하기
월 150만 원 강남 오피스텔 임대수익의 현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