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갑제씨 글들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후 <조갑제닷컴>에 올려진 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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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마자 그는 마치 정신을 잃은 듯했다. 그가 쓴 '김대중 정체'에 대한 책의 시리즈가 아직 끝나지 않았을까? 고인의 장례절차와 조문행렬에 연일 시비를 걸고 있다. 고인의 장례가 국장(國葬)으로 결정되자 이를 묵인하고 동조한다며 조·중·동을 욕하더니 그마저 모자라 "이명박도 배신자"라며 분노하고 있다.
정말이지 어이없고 보기 민망하다. 보수세력의 한 중심에 선 그가 보수세력의 자양분인 보수언론을 욕하는 것으로도 참지 못해 그토록 열성적으로 지지하며 찬사와 격려를 아끼지 않던 대통령까지 '국가 배신자'라고 할 정도니 어안이 벙벙해진다. 이를 가리켜 "인면수심이 따로 없다", "정말 해도 너무 한다", "참으로 안타깝다"고 원망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그건 그를 제대로 모르고 하는 소리.
1993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그가 몸담았던 <월간조선> 10월호의 기사 '조갑제의 직격 인터뷰 6시간: 김대중의 거대한 비전, 그 혼신의 토로(300장)' 내용에서 이미 예고됐다. 말이 6시간이지, 인터뷰를 하는 사람이나 응하는 사람이나 그 긴 시간을 버텨낸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긴 시간을 더구나 팽팽한 긴장 속에 대화를 나눈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그런데 둘은 해냈다. 더욱이 조씨는 인터뷰에서 얼마나 집요하게 정계은퇴를 강조하는 질문을 DJ에게 퍼부었는지 '김대중 죽이기' 책을 쓴 강준만조차도 그의 책에서 "정말이지 보기에 민망하다"고 했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이 누구인가. 유도질문에 쉽게 넘어가지 않았다. "조 부장이 기사를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듯 나도 인터뷰나 강연 등을 통해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그래서 그럴까. 조씨는 기자생활 중 DJ를 평생 먹잇감 또는 놀이개로 여기며 살아왔다.
그가 쓴 책과 칼럼 등에 고스란히 묻어 있다. 그런 좋은 먹잇감과 놀이개를 잃은 데 대한 슬픔이 일시적 패닉현상으로 온 것일까? 김 전 대통령의 서거에 온 국민이 애도하며 슬픔에 잠겨 있고 국장으로 결정된 장례식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그는 내내 거품을 물며 고인의 발목을 잡고 놓아주지 않고 있다. 참으로 딱하다. 고인을 얼마나 보내주기 싫었으면 저럴까 싶다. 그래서 혼자 굿판을 벌이기로 한 모양이다.
"대한민국 얼굴에 침 뱉었다? 김대중한테 절하게 했다고?" 김 전 대통령 서거 후 <조갑제닷컴>에 올려 진 조씨의 글은 제목만 봐도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저주의 굿판이 따로 없다.
'김대중 국장은 국가분열 부를 것''왜 대한민국이 상주가 되어야 하는가?''김대중의 정체''한국인들은 왜 선동가의 밥이 되는가?''박정희를 배후, 운전사를 살인미수범으로 몬 김대중 日記를 공개한 유족들의 책임''국장반대 여론을 묵살, 김대중 미화에 열중하는 세 신문'김 전 대통령의 국장 영결식이 23일 거행되기 하루 전인 22일에도 '국가배신자 이명박'은 대한민국 노선을 버렸다!'란 제목의 글을 올려 시선을 끌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 내용을 들여다보니 고인을 끝까지 못 놓아 주겠다며 울부짖는 듯하다.
"이승만을 내신 하늘이 어떻게 이런 사람을 냈을까? 대한민국 대통령 이명박은 국가로서의 대한민국을 버렸다. 국가의 이름으로 김대중을 국장(國葬)할 순 없다. 전직 대통령이 죽으면 국민장, 현직 대통령은 국장이란 관례를 깨고 전직을 국장으로 특별대우함으로써 그는 '국가반역전과자' '북핵지원혐의자' '6·15반역선언자' '대북불법송금지휘자', 그리고 온갖 거짓선동과 권력형 부패의 달인 김대중을 건국 대통령 이승만보다도, 근대화의 기수 박정희보다도 한 단계 더 높은 지존의 존재, '특급 대통령'으로 격상시켰다." 그의 표현들은 소름이 끼칠 정도로 오싹한 느낌을 준다. 한때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란 책으로 꽤 재미를 본 그다. 이제 '대한민국 얼굴에 침을 뱉었다'며 그는 다시 침을 뱉는다.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정통성의 수호자가 되겠다고 선서하였던 자가 대한민국의 얼굴에 침을 뱉었다. 대한민국을 강제로 끌고 가서 김대중한테 절하게 하였다. 그 김대중의 배후에 서 있는 김정일이 무릎 꿇은 대한민국을 내려다보고 있다. 이명박이 버린 것은 '반공자유민주주의'의 대한민국 노선이다. 그는 지금 김대중 반역 노선으로 기울고 있다. 그리하여 국가배신자의 길에 접어들었다."저승까지 따라가 씹고 뜯어야 시원하겠는가? 이제 그만 거두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