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9, 8, 7, 6, 5, 4, 3, 2, 1, 0 카운트다운이 끝남과 동시에 강력한 불꽃을 내뿜는 우주발사체가 하늘로 빠르게 치솟는다. 천지를 뒤흔드는 엄청난 굉음이 발산되더니 지축이 흔들리는 듯한 느낌이 엄습해 온다. 온 몸에 전율이 흐른다.
"와-" "드디어 올라간다." "성공이야! 성공!!"
관광객들의 시선이 일제히 한 곳으로 모아지더니 수직으로 상승하는 우주발사체를 따라 움직인다. 숨죽이는 정적은 발사체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져가는 2~3분 동안 계속된다. 지켜보는 사람들 모두가 한 순간도 눈을 떼지 못하는 모습이다.
7전8기. 일곱 번 연기된 우주발사체가 여덟 번째 도전에 나서 성공적으로 발사된 순간이다. 우리 기술로 만든 우리 위성인 과학기술위성 2호를 탑재한 나로호가 우리 땅 고흥에서 우리 발사체에 실려 발사됐다.
대한민국 우주개발 역사의 새 장을 여는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한 관광객들은 저마다 감탄사를 토해냈다. 일부 관광객들은 서로 부둥켜 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모습도 눈에 보였다. 어린이 관광객은 "꿈만 같다"며 펄쩍펄쩍 뛰면서 기뻐 어쩔 줄을 몰랐다. 같이 온 부모도 아이 손을 잡고 감격해 했다.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1)'가 발사되는 역사적인 순간. 그 광경을 지켜보기 위해 26일 오후 고흥군 동일면 봉남등대 부근에 모인 사람들의 표정이다. 나로호 발사장면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이른바 '명당자리'로 꼽히는 봉남등대 부근에는 이날 2000여 명의 관광객이 모여 들어 성공발사의 기대를 보였다.
날씨도 어느 때보다 화창했다. 예전과 달리 바다의 운무도 없었다.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만이 떠있을 뿐 나로우주센터의 발사통제동이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좋은 날씨였다. 우주센터 앞 바다에는 통제임무를 수행하는 선박만 떠있을 뿐 정적감마저 감돌았다.
관광객들은 발사시각 예닐곱 시간 전부터 이곳에 도착해 발사 예정시각을 기다렸다. 하늘로 솟구치는 발사체의 모습을 좀 더 자세히 볼 수 있는 곳에 돗자리를 깔고 차분히 책을 보며 발사 예정시각을 기다리는 관광객도 보였다. 평평한 자리에 카메라 삼각대를 설치하는 사람도 많았다.
발사 예정시각이 다가오자 관광객들은 음악에 맞춰 애국가, 아리랑 등을 함께 부르며 조조한 마음을 달랬다. 손에 태극기를 흔들며 애국가를 부르기도 했다. 이 순간만큼은 모두가 우주발사체의 성공을 기원하며 한마음이 됐다.
한편 이날 관광객들이 많이 모인 고흥 봉남등대 부근 전망포인트에는 고흥군 여성자원봉사단체 회원들이 나와 관광객들에게 유자차와 냉수, 간식 등을 무료 제공해 관광객들의 갈증을 씻어주었다. 또 고흥의 발사장면을 보기 좋은 곳으로 가는 도로 곳곳에도 자원봉사자들이 나와 교통안내를 하는 등 관광객들의 편의를 도왔다.
2009.08.25 19:48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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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만 같다" 하늘로 솟구치는 우주발사체에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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