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은 없지만 역시 임성한식 스타일 승부
특히 첫 회에 등장한 에피소드들 중에서 이미 다른 드라마에서 볼 수 없는 범상치 않은 이야기들이 곳곳에 숨어있었다. 우선, 손발이 오그라드는 장면이 임성한식 특유의 이야기들이 등장했다.
첫 회 포문을 연 것은 보석 남매의 둘째 딸 궁루비(소이현)의 섹시댄스이다. 사실상 어느 누가 집에서 대낮에 저런 댄스를 출까 싶은데 <보석비빔밥>에서는 누나를 따라서 남동생들까지 춤을 추며 유쾌한 가족의 모습을 선보였다. 물론 유쾌한 가족의 모습을 작가는 그리고 싶었는지 모르겠으나 보는 시청자들은 민망할 수도 있다.
여기에 서로마네의 서로마와 그의 부인 이태리(홍유진)의 닭살행각도 역시 임성한 특유의 스타일이다. 극중 캐릭터들의 행동이 부자연스럽고 과장된 행동들이 그녀가 추구하는 스타일인데, 여지없이 잉꼬부부의 닭살스러움으로 하여금 보기 민망했다.
이러한 특유의 스타일이 <보석비빔밥>에서는 곳곳에 등장한다. 여기에 외국인 칼을 바라보는 왜곡된 시선은 그야말로 논란이 될 수도 있는 부분이다. 우선 칼의 등장에 놀란 보석 남매들은 범죄인, 외국인 강사 등 갖가지 추측을 하는 사이 외국인을 그것도 남자를 집에 들여놓았다는 것에 불만을 터트린다.
또한 보석 남매의 할머니들인 결명자(김영욱)과 백조(정혜선)이 나누는 대화 속에서도 여전히 칼을 '코쟁이'로 지칭하며 외국인에 대한 거부감을 나타낸다. 물론 그러한 모습이 우리의 현실적인 모습일지도 모르나 외국인에 대한 거부반응은 자칫 논란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또한 허영심 많은 성격을 포현하기 위해 선택한 성형수술 장면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야매 성형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주며 수술장면이 비록 나오지는 않았으나 수술도구와 시술 직전까지의 모습이 등장해 역시 '임성한'은 다름을 보여주었다.
이른바 '야매 성형'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러한 소재를 그대로 드라마에서 보여준 적은 극히 드물다. 하지만 임성한 작가는 이를 그대로 드라마 소재로 삼으며 역시 범상치 않은 에피소들을 만들어 내는데 1인자임을 다시 한 번 입증시켰다.
여기에 사고뭉치 아버지와 어머니가 등장한다는 점도 이전 홈드라마와는 차별화된 독특한 점이다. 물론 철없는 부모가 현실에서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전까지 홈드라마는 교훈에 초점을 맞춰 대가족과 올바른 부모의 모습이 등장했던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보석 비빔밥>에서는 철없는 부모가 전면에 나서 자식들의 속을 썩인다. 첫 회에서 엄마 피혜자는 이미 사고를 쳤다. 무면허 시술을 통해 가슴확대수술을 받다 사고로 병원 신세를 지게 되는 과정은 그야말로 속을 썩이는 전형적인 푼수 엄마의 모습이다.
또한 궁상식도 아직까지는 사고를 치고 있지 않지만 비취가 산호의 여자친구를 보고 자신의 아버지 내연녀라고 오해하는 장면에서 역시 자식 속을 썩이는 아버지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이렇듯 임성한 작가는 여전히 평범한 것에는 관심이 없다. 좀 더 색다른 것들을 드라마 소재로 삼고자 작정한 듯 첫 방송에서 지금껏 홈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장면들이 많았다.
다만 연기자들의 연기력만큼은 극중에 활력소를 제공해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결명자와 백조로 분한 김영옥과 정혜선은 베테랑 연기자답게 탁월한 연기력을 선보이며 웃음보를 터트렸다. 피혜자의 가슴확대수술을 두고 시어머니 결명자와 친정어머니 백조가 벌이는 대화설전은 그야말로 감초역할을 톡톡히 해내기에 충분했다.
서로 아웅다웅 주거니 받거니 하는 모습에서 이전에 임성한 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유쾌한 웃음이 터졌다. 그래서 이번 <보석 비빔밥>은 분명 이전과는 다른 드라마가 탄생할지도 모른다. 물론 여전히 자신의 이색적인 스타일을 고집하고 있지만 말이다.
덧붙이는 글 | 다음 블로그에서도 함께 송고합니다.
2009.09.06 10:21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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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한 <보석비빔밥>, 이번엔 파격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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