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 위기의 금개구리..아주 건강해 보였다.
이동호
이틀 전 벌초를 하기 위해 고향 홍천에 다녀왔다. 많은 사람들이 주말을 이용해 다녀갔다는 소식에 왠지 마음이 조급해져 일부러 짬을 내서 고향으로 갔다.
전날, 만난 지 오래된 친구들과 술 한잔 하고 다음 날 아침 벌초를 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 예초기를 쓸 줄을 몰라 팔순아버지가 정성껏 갈아준 낫과 벌들의 공격을 대비하기 위해 에어졸 살충제를 들고 어머니 묘가 계신 곳으로 향했다. 아침에는 안개가 자욱하더니 8시 30분경 따가운 가을 해가 뜨겁다.
1년 동안 사람의 흔적이 없었던 산은 밀림이나 다름 없었다. 키의 두 배는 됨직한 억새풀과 아카시아 그리고 각종 잡목을 치우느라 한 시간을 허비한 듯했다. 잠시 쉬다가 묵밭을 가로질러 작은 도랑을 건너 산을 오르려고 하는데 개구리 한 마리가 눈에 띄었다.
어릴 적 흔하게 보던 토종 개구리였는데 멸종 위기에 처했다는 금개구리였다. 물이 말라버린 도랑에 물을 찾아 길을 나선 듯 보였는데 아주 살이 통통하고 건강해 보였다.
산과 산 사이 골을 따라 올라가다 짙은 갈색으로 보호색을 띠고 있는 무당개구리를 발견했는데 흙과 너무나 흡사해 움직임이 없다면 쉽게 찾을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크기를 비교하기 위해 손바닥 위에 올려놓아 보았다. 엄지손톱보다 조금 커 보였는데 동작이 아주 빠르고 민첩해 금세 튀어 달아나 버렸다. 배에는 갈색과 빨간색이 혼합되어 있어 무당개구리임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