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체코공장 도약의 첫 단추는 '친환경 i30'

기아차 '씨드 ISG'도 슬로바키아에서 양산 체제 돌입

등록 2009.09.25 13:39수정 2009.09.25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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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유럽의 경제와 문화 중심지인 이곳 체코 노소비체에서 세계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될 현대자동차 체코공장의 준공식을 거행하는 매우 의미 있는 날입니다."

24일은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말처럼, 현대자동차에게는 매우 의미 있는 날이었다. 울산공장에서는 차기 노조 집행부 결선투표가 열렸으며, 체코 노쇼비체에서는 현대자동차 생산공장 준공식이 열렸다.

 24일 열린 현대자동차 체코공장 준공식
24일 열린 현대자동차 체코공장 준공식현대자동차

연간 최대 30만대 생산할 수 있는 '물적 기반'

이날 현대차 체코 공장의 준공식은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일단 유럽 시장 점유율을 더 늘릴 수 있는 생산기지를 성공적으로 구축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로써 환율과 관세 부담을 덜게 됐고, 연간 최대 3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물적 기반을 갖추게 됐다.

또한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체코공장과의 거리가 85km에 불과하므로 보다 효율적인 교차 생산이 가능하다. 당장 연말에는 체코공장에서 기아차의 소형 다목적차량(MPV) 벤가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국외 공장으로는 처음으로 병행생산이 시작되는 것이다.

현대차 체코공장 총 투자금액은 11억2천만 유로(약 1조2천억원). 2005년 12월 공장부지를 선정했으며, 2007년 4월 기공식을 가진 후 1년 7개월의 공사기간을 거쳐 2008년 11월 생산설비 구축을 완료했다. 이제까지 8만대의 i30와 i30cw를 생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에서 뜨거운 'i시리즈' 열풍


현재 유럽 시장에서 현대차 'i시리즈'의 인기는 뜨겁다. 그중 가장 많이 판매되는 차종이 i30이며, i10의 경우도 공급물량이 적어 못 팔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유럽 자동차공업협회(ACEA) 발표를 보면 올해 지난 8월까지 유럽에서 판매된 현대차는 총 22만6241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9.8% 증가했다. 이중 'i시리즈' 판매량이 총 18만3862대이니, 현대차가 유럽에서 선전하는데 얼마나 큰 역할을 했는지 짐작케 한다.


이에 따라 현대차 체코 공장은 i30와 i30cw 그리고 생산라인에 추가되는 MPV 벤가까지 포함하여 올 연말까지 총 14만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이와 같은 안정적인 생산을 바탕으로 스포티팩이나 블루 디젤 등 관련 모델을 계속 개발하여 추가로 시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지난 23일 현대차가 유럽에서 작년보다 17% 늘어난 33만6000대를 판매하겠다고 밝힌 것도 체코 공장의 '힘'이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에서 올해의 차로 선정된 'i30'
스페인에서 올해의 차로 선정된 'i30'현대자동차

기아차 '씨드 ISG'도 양산 체제에 들어가
더불어 슬로바키아 질리나에 있는 기아차 공장에서도 ISG 시스템을 자착한 '씨드 ISG'가 최근 양산 체제에 들어갔다.

'씨드 ISG'는 기존 씨드에 비해 CO₂배출량을 6% 정도 줄였을 뿐 아니라, 엔진 가동이나 중단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스마트 스타터 모터' 기능을 갖춘 시스템을 채택하여 고연비·친환경 경쟁력을 확보한 상품이다.

씨드는 2006년 말 유럽 시장에 처음 선 보인 이래 지난 해 말까지 총 28만9524대가 판매된 기아차의 대표적인 '효자 상품'. 특히 유럽전략형 차량으로 개발된 씨드에 친환경을 접목하면서 작년 현대기아차 단일차종으로는 최대인 11만 대가 넘는 판매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번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도 기아차는 기아차 친환경 브랜드인 '에코다이나믹스'를 전면에 내걸고 뉴씨드, 쏘렌토 하이브리드 콘셉트 모델, 포르테 하이브리드 LPi를 전시했다. 이 때문에 '친환경차'에 관한 한 현대차보다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년에는 총 36대의 포르테 하이브리드 LPi를 유럽으로 들여와 언론, 환경단체, 정부 부처 등을 대상으로 테스트 드라이브 행사 진행을 통해 기아차의 친환경 이미지를 부각시킬 계획도 가지고 있다.

체코공장 도약의 '가늠자', i30 블루디젤

그러나 이와 같은 '순항'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는 알 수 없다. 무엇보다 'i시리즈'의 폭발적 인기를 견인한 '폐차 인센티브'제가 올해 말에 종료된다. 폭스바겐 등 경쟁업체들이 각각 신형차 생산물량을 늘리면서 공격적인 경영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친환경차 전쟁'도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 뻔하다. 현대·기아차가 지난 7월 4조1천억원 규모의 친환경차 개발 및 CO₂감축 계획을 발표한 것이나, 다시 8월에 '녹색성장 추진전략'을 통해 세계 4대 그린카 강국 진입을 위해 친환경·고효율 그린카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그 때문이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 격전지 유럽에서의 진짜 승부는 사실상 지금부터인 셈이다. 그래서 현대자동차 체코공장 도약의 '가늠자'는 이 달부터 양산되는 친환경 'i30 블루디젤(ISG : 공회전 자동제어 장치 모델)'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 관계자는 "유럽에서 I시리즈 모델로는 처음 선 보이는 친환경 모델"이라면서 "앞으로 유럽 시장을 공략하는데 있어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차"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앞으로 i30 블루디젤 모델을 홍보하기 위해 영국, 독일 등지에서 대규모로 고객 체험단을 운영할 예정이다.

정의선 부회장 "가장 모범적인 자동차 공장으로 육성할 것"

24일 준공식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앞으로 체코공장은 이러한 현대차의 비전을 구현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며, 이를 위해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자동차 공장으로 육성하겠다"면서 "앞으로 체코공장은 현대차 글로벌 생산체제 구축에서 핵심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앞으로 체코 공장이 유럽 시장을 공략하는 물적 기반 뿐 아니라, '질적 기반'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사실상 그 첫 단추를 'i30 블루디젤'이 쥐고 있는 셈이다.
#친환경 #현대자동차 #정의선 #체코 #I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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