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기쁨도 괴로움도 잠시 내려놓다

[금정산 다시 오르기 9] 나를 찾아가는 '금강암'

등록 2009.10.05 15:38수정 2009.10.05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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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나를 찾아가는 금강암

나를 찾아가는 금강암 ⓒ 김찬순


a 금정산 범어사 금강암

금정산 범어사 금강암 ⓒ 김찬순


a 금강암 주위는 은은한 물소리 흐르는 계곡

금강암 주위는 은은한 물소리 흐르는 계곡 ⓒ 김찬순


추석의 오후, 혼자서 다박다박 금정산을 올랐다. 울긋불긋 단풍이 물들어가는 금정산의 범어사 왼쪽 계곡을 따라 오르는 길로 접어들면 금강암이다. 이곳은 사찰의 현판, 주련 등이 모두 한글로 게시된 이색적인 사찰로 잘 알려져 있다.

금정산은 백두대간의 끝자리에 자리한다. 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산이름을 금정이라 지은 것은 황금빛 우물(금샘)에 금빛 물고기가 노는 데 연유한다고 적혀 있다. 금정산은 아름다운 명산이다. 그 깎아지른 단애와 괴석이 천마리 거북과 만 마리 자라의 모양과 같다고 이른다. 이 금정산 정상에는 세길 높이의 금샘이 있고, 그 금샘 아래 화강암 바위에 금강암이 자리하고 있다.


a 밉고 고운 마음 모두 벗어버리면

밉고 고운 마음 모두 벗어버리면 ⓒ 김찬순


a 다이야몬드경, 그 금강경의 금강암

다이야몬드경, 그 금강경의 금강암 ⓒ 김찬순


금정산의 범어사는 의상대사 창건한 고찰이고, 범어사의 금강암은 1803년 최규선사에 의해 지어졌다고 한다. 범어사는 호국 불교의 상징이다. 이 범어사의 선풍이 전국으로 확산되어, 선찰대본산으로 불리우고 있다. 이는 현대 한국 불교의 선각자가 이곳에서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 범어사의 왼쪽 산책로 접어들면 만날 수 있는 금강암...

금강암은 작고 아담하다. 그러나 세속을 벗어나 찾아오는 나그네들에게 넉넉한 나무 그늘같은 툇마루를 내어준다. 무엇보다 금강암은 현판과 주련 등이 한글이라 이색적이며 친근하다. 그리고 탁 트인 정사각형의 경내의 잔디밭이 아늑하고 단정하다.

위풍당당의 대자비전도 그냥 친근한 한글로 걸려 있다. 이 금강암의 현판 등은 정여스님이 글을 쓰고 조각을 했다고 한다. 금강암 주지 스님은 신도들이 쉽고 이해하기 좋게 한글 현판이나 주련을 걸어 놓았다고 설명한다.

a 모든 것을  내려두고

모든 것을 내려두고 ⓒ 김찬순


a 여기와서 그 무거운 마음을 벗어나네

여기와서 그 무거운 마음을 벗어나네 ⓒ 김찬순


a 한글 사용 금강암의 대자비전

한글 사용 금강암의 대자비전 ⓒ 김찬순


a 부드러운 말 한마디 미묘한 향이로다

부드러운 말 한마디 미묘한 향이로다 ⓒ 김찬순


a 나한전 그리고 약사전

나한전 그리고 약사전 ⓒ 김찬순


대자대비전 안에는 극락정토에 계시는 아미타부처님 등 중생의 소원을 이루게 하는 관세음보살 등이 좌정하고 있다. 그 불상의 뒷벽에는 무수한 극락정토를 지키는 보살의 부조상이 새겨져 있다. 그 모습 하나 하나 살아 있는 듯 사실적이다.

자혜당은 한국건축의 미를 자랑하고 있다. 지붕은 맞배지붕과 팔작지붕의 두개의 모양을 하고 있다. 오른쪽 맞배지붕은 대자비전을 바라보고 있다. 나한전은 가파른 바위 위에 지어져 있다. 그 아래는 약사전이다. 이 바위굴의 약수는 너무나 유명하다. 약사여래가 한손에는 약그릇을 들고 있고, 한 손에는 보병을 들고 있다. 나한전에는 부처님과 16나한을 모셔 놓고 있다. 나한은 부처님 말씀의 깨달음을 이른 성자를 말한다. 이 나한상들은 장난스러운 해학적인 표정을 하고 있다. 이러한 나한들은 중생에게 복덕을 준다고 한다.


추석의 고요한 암자의 오후 이곳에 찾아온 나그네들은 모처럼 느긋한 마음으로 세속에서 지고 온 무거운 짐을 내려 놓고 시간을 잊는다. 댕댕 하늘 높이 울려펴지는 종소리에 나는 생각한다. 이곳에서 번뇌와 씨름하는 중생들은 온갖 역경을 이기는 힘을 얻어 돌아간다고.

a 금정산 품에 안겨서

금정산 품에 안겨서 ⓒ 김찬순

#금강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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