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에 각 지역의 재래시장 변화가 눈부시다. 기업형 대형 마트의 지방 진출로 인하여 고사 위기에 처했던 재래시장은 시설의 현대화와 서비스 개선을 통해 꾸준히 경쟁력을 높여 왔고 그 결과 점차 활기를 띠고 있다.
주차와 쇼핑의 편리함 때문에 대형마트를 찾던 사람들이 재래시장을 다시 찾게 된 데는 뭐니뭐니 해도 시설의 현대화를 통해 쇼핑의 편리함과 주차문제의 해결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여기에 재래시장 특유의 에누리와 흥정 그리고 푸짐한 인심도 일조를 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모처럼 살아나는 재래시장 활성화에 역행하는 곳이 있어 시민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속초시 중앙시장에는 2006년 9월 26일 문을 연 대형 주차장이 있다. 2003년 3월에 시작된 주차장 조성사업은 금호동 488-408번지 일대 3000여평의 대지를 68억5900만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소형 240대, 대형 11대 등 총 251대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을 확보함으로써 그동안 불편을 겪어오던 고객과 상인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재래시장 활성화에 큰 도움을 주었다. 또 그동안 비가 내리면 시장 보기가 두려웠던 수산시장 어물전도 12억6천만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말끔히 단장했다.
그런데 차츰 활기를 찾아가던 재래시장에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바로 상인들이 발급하는 주차권인데 시민들이 재래시장에서 장을 보면 당연히 제공되어야할 주차권이 일부에서는 제공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시민들은 영문도 모른채 불편을 감수해왔는데 그 속사정을 들여다 보니 상인과의 감정싸움으로 인하여 발단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 속초시의 공영주차장은 시설관리공단에서 관리 운영했으나 중앙시장 대형주차장이 준공된 후 속초종합중앙시장상인회에서 1년 동안 관리 운영하다, 2008년에는 속초종합중앙시장상인회(회장 강남득)와 속초중앙재래시장상인회(회장 이영수) 공동으로 위탁 관리하고 있다.
그런데 시설 현대화 과정에서 감정 싸움으로 인하여 어물전 협회가 상인협회 가입을 포기하면서 촉발된 분쟁은 결국 주차권 미발급으로 번져 애꿎은 시민들만 골탕을 먹게 되었다.
협회에 가입하지 않으면 일체의 편리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등록시장상인협회와 인정시장상인협회와 어물전협회가 대립하고 있는 양상인데 각각의 입장이 첨예하게 달라 중재를 해야할 시에서도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속초시의 입장
중앙시장 상가에서 일어나는 문제이기 때문에 강제할 수가 없다. 시장내의 문제이기 때문에 협회와 원만하게 처리해야 하는데 시에서도 골머리가 아프다. 주차권을 발급하지 않는 시장 상인에게는 물건을 팔아주지 않아야 한다. 시장을 활성화 시키기 위해 현대화 시설을 했고 주차장도 만들었는데 주차권 발급과 상품권을 받지 않겠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시에서는 원만하게 해결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속초시 상인협회의 입장
협회에 가입하지 않고 주차권과 상품권도 받지 않겠다는 것은 어물전 협회의 고집 때문에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현재 모든 운영은 상인협회의 회의를 통해서 결정되고 집행되고 있다. 공정한 회의를 통해서 결정된 사항을 따르지 않는 어물전 상인 때문에 불거진 문제다.
지금이라도 상인협회에 가입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어물전 협회의 입장
그동안 중앙시장에서 가장 활성화된 곳이 어물전이고 많은 사람들이 어물전 때문에 중앙시장을 찾고 있다. 이번 캐노피 사업 때문에 잠시 지하 수산시장으로 이전한 사이에 상인협회에서 일방적으로 우리 삶의 터전을 풍물시장터로 만들려고 했다. 캐노피 상량식 준비도 어물전에서 했고 최대한 협조를 해왔는데 어물전을 자기들 마음대로 이전시키고 상인협회에 가입하라고 한다.
상인협회의 투명성을 위해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처리하는 것도 문제다. 그리고 바다물을 끌어들이는 해수문제도 그렇다. 두 개의 관로를 설치해달라고 했는데 상인협회에 가입하지 않으면 줄 수 없다고 한다. 국가에서 예산을 줄 때 상인협회만을 위해 준 것은 아니다 시장 모든 사람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인데 협회 가입을 볼모로 거절하고 있다.
이렇게 첨예하게 대립하는 동안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이 떠안고 있다. 시민들도 시민이지만 외지에서 온 관광객들에게 재래시장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다.
위탁관리를 맡겼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손놓은 속초시나 무조건 상인협회에 가입해야 편리를 제공하겠다는 상인협회 그리고 이에 맞서 주차권을 거부하고 있는 어물전 협회 모두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는 재래시장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주차권 문제 때문에 애꿎은 시민들 속만 타들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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