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입맛 맞는 신관변단체 '퍼주기' 난무

[국감-행안위] 비영리민간단체 초고속 승인-수천만원 지원 논란

등록 2009.10.06 12:14수정 2009.10.07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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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행정안전부 국정감사에서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을 외곽 지원한 '우파 단체'에 대한 정부의 편법 특혜 논란이 벌어졌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강기정 의원(광주 북구갑, 민주)은 이날 국감에서 "행안부의 비영리 민간단체 등록신청서류를 검토한 결과, 지원사업 과정에서 정부 입맛에 맞는 단체 지원을 위한 온갖 편법과 황당한 특혜가 동원됐다"며 "신관변단체 육성이라는 국정기조가 사실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초 비영리단체 등록 신청한 우파 단체들의 등록증 교부, 행안부 사업공모 신청접수 등을 단 하루만에 승인해 주는 등 특혜를 베풀었다는 것이다.

 

'국민행동본부' 등 사흘 만에 비영리민간단체 승인, 수천만원씩 지원

 

'6.25 남침 피해유족회'와 '경찰-소방공상자 후원연합회'는 올해 2월 27일 비영리단체 등록신청을 했고, 바로 당일 행안부 지원사업에 선정돼 각각 2800만 원, 4000만 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라이트코리아'도 비록 행안부 지원사업에는 떨어졌지만, 단 하루 만에 비영리단체 등록신청이 완료됐다.

 

또 '애국단체 총연합회', '국민행동본부', '한국미래포럼' 등 세 단체는 올해 2월 24일 비영리단체 등록 신청한 뒤 사흘 만에 등록증이 교부됐다. 애국단체 총연합회는 국민 의식개혁운동 사업으로 3800만 원, 국민행동본부는 헌법 수호 및 선진 시민정신 함양운동으로 3100만 원, 한국미래포럼은 국민통합을 위한 한민족 사랑의 손잡기 운동으로 5100만 원을 각각 지원 받았다.

 

비영리단체 등록신청 뒤 단 열흘만에 등록증을 받고 정부 지원금을 받은 단체도 '시대정신'(2300만 원), '선진화개혁추진회의'(1500만 원), '내무회 녹색사랑봉사회'(2500만 원), '예비역대령연합회'(국방부 지원, 3000만 원), '자유대한지키기국민운동본부'(국방부 지원, 4000만 원) 등 5개 단체나 됐다.

 

등록서류 없어도 등록증 내줘... 강기정 "보조금 환수후 등록 말소해야"  

 

더 큰 문제는 등록서류가 미비한데도 비영리민간단체 승인을 해주고, 지원금까지 지급했다는 점이다. 이는 또 다른 '특혜' 의혹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현행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 등에 따르면 비영리단체 등록을 위해서는 ▲상시 구성원수 100명 이상 되는 증명서 ▲회칙 ▲1년간의 공익활동 실적 ▲당해 연도 및 전년도 총회회의록 ▲당해 연도 및 전년도 사업계획서, 수지예산서, 전년도 결산서 ▲2개 이상 시도 지부 사무실 증명서 등을 제출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2500만 원을 지원받은 '내무회 녹색사랑봉사회'는 시도 지부 사무실을 증명할 임대차 계약서가 아예 없었다. 또 '(사)뉴라이트', '라이트코리아' 등 9개 단체는 임대차 계약서가 1곳만 제출돼 있었다.

 

행안부로부터 5800만 원 지원금을 받은 '글로벌코리아'와 5100만 원을 지원받은 '한국미래포럼'은 아예 총회 회의록을 제출하지 않았다.

 

강 의원은 또 뉴라이트전국연합을 이끌었던 김진홍 목사가 대표로 있는 '민생경제정책연구소'의 비영리단체 등록을 말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 2조는 "비영리민간단체가 특정정당 혹은 선출직 후보를 지지, 지원할 것을 주된 목적으로 설립, 운영되지 않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강 의원에 따르면 민경경제정책연구소는 사실상 뉴라이트전국연합과 동일한 조직인 '(사)뉴라이트'가 이름만 바꾼 조직일 뿐이라는 것이다. 뉴라이트전국연합은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중앙선관위로부터 '선거운동 중지 명령'을 받은 정치운동 단체다. 

 

강 의원은 "무자격 단체들이 정부 지원을 받은 것은 부당한 일로, 명백히 등록 무효에 해당하는 사안인 만큼 정부 보조금을 환수한 후 등록 말소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9.10.06 12:14ⓒ 2009 OhmyNews
#행정안전부 #국정감사 #강기정 #우파단체 #비영리민간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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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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