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아이리스> 포스터.
KBS
드라마 <카인과 아벨> <시티홀> <태양을 삼켜라>. 이 세 작품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첫째, 모두 올해 SBS에서 방영한 수목드라마라는 점. 둘째, 지명도 높은 스타급 배우와 작가의 캐스팅으로 큰 화제가 되었다는 점. 셋째, 그리하여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달렸던 높은 인기의 드라마였다는 점. 넷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 작품 모두 시청률 20%를 넘지 못했다는 점. 이상 네 가지가 바로 이들 드라마의 공통점이다.
언제부턴가 수목드라마 시장의 시청률이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하더니, 올해부터는 아예 시청률 20%가 넘는 드라마를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 위에서 언급한 세 드라마 역시 모두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지만 20%의 고지를 넘는 데는 실패했다. 세 드라마의 자체 최고 시청률은, <카인과 아벨> 19.4%(TNS미디어코리아), <시티홀> 19.6%(이하 동일기준), <태양을 삼켜라> 18.8%였다.
소지섭 같은 한류스타도 출연해보고, <온에어>의 신우철·김은숙 콤비도 뭉쳐봤다. 그래도 안 되자 <올인> 영광의 재현을 위해 제작비 120억원을 쏟아 붓기도 해봤다. 그래도 '마의 20%'의 벽은 깨지지 않았다. 요지부동이었다. 상황이 이쯤 되자 수목드라마 시청률이 부진한 원인을 찾는 신문기사까지 등장했다. 올해가 지나기 전에 20%를 넘기는 '대박'을 보게 될 수 있을지. 보고는 싶었으나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대작 <아이리스>, 그 순탄치 않은 여정
그런데 시청률 20%를 넘긴 드라마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도 방송 첫 회에, 무려 24.5%라는 놀라운 시청률을 기록하며 단숨에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KBS 수목드라마 <아이리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국가안전국(NSS)이라는 가상의 국가정보단체 요원들의 활약을 그린 첩보액션멜로드라마 <아이리스>는 오래 묵은 작품이다. <아이리스>의 제작이 언론에 의해 기사화된 것은 지난해 4월, 한류스타 이병헌이 캐스팅되었다는 소식과 함께였다. 정준호, 김태희, 김승우, 김소연 등 화려한 캐스팅이 모두 종료되고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간 것이 올해 초, 그리고 지난 14일 첫 회 방송. <아이리스>를 기다린 시간은 결코 짧지 않았다.
제작기간도 길었지만 방영되기까지도 순탄치만은 않았다. 기존의 외주제작 드라마와는 다르게 방송사로부터 편성을 받지 않은 채 제작에 들어간 <아이리스>는 지난 5월 KBS에서 방영하기로 결정됐다. 최초 9월 경 월화드라마로 방영될 예정이었으나 MBC <선덕여왕>을 피해 10월 수목드라마로 편성을 옮겼고, 그나마도 첫 회 방영 당일까지 방송사와 제작사 간 계약문제로 잡음이 일어 불방사태 직전까지 가야 했다.
막판까지 진통을 겪은 끝에 볼 수 있게 된 <아이리스>는 초장부터 큰 스케일과 빠른 속도감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큰 돈 들어간, 소위 해외 로케이션 대작들이 그러하듯, 드라마는 헝가리의 시내를 풀샷으로 잡은 장면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이윽고 등장하는 절대 카리스마 이병헌(김현준 역), 그리고 그의 앞에 나타난 김영철(부국장 역). 이야기는 부국장이 현준에게 북한의 고위인사 암살지령을 내리면서 긴박하게 흘러간다.
하지만 암살에 성공한 현준은 무사히 도망쳐 나오지 못한다. 그를 쫓는 박철영(김승우 분)의 총에 맞아 부상을 입은 그는 안가로 피신해 부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하나, 부국장은 요원수칙을 지키라는 말만 하고 전화를 끊어버린다. 암담한 상황, 북한 측 요원들은 그의 거처를 알아내고 습격한다. 부상당한 와중에도 놀라운 솜씨로 적들을 물리친 현준이었으나 결국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헬기에서 날아온 미사일에 맞아 의식을 잃는다.
첫방송 시청률 24.3%... 이병헌 연기 돋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