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쌀값, 현실화하라"

한농연 충남도연합회, 농협중앙회 충남본부에 벼 야적 투쟁 나서

등록 2009.10.21 17:59수정 2009.10.21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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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농업경영인충남도연합회 회원들은 21일 오후 대전 중구 대사동 농협중앙회 충남지역본부에 벼야적을 하면서 쌀값 현실화를 주장했다.
한국농업경영인충남도연합회 회원들은 21일 오후 대전 중구 대사동 농협중앙회 충남지역본부에 벼야적을 하면서 쌀값 현실화를 주장했다.오마이뉴스 장재완
한국농업경영인충남도연합회 회원들은 21일 오후 대전 중구 대사동 농협중앙회 충남지역본부에 벼야적을 하면서 쌀값 현실화를 주장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한국농업경영인충남도연합회 회원들이 농협중앙회 충남지역본부 앞에 벼를 쌓고 있다.
한국농업경영인충남도연합회 회원들이 농협중앙회 충남지역본부 앞에 벼를 쌓고 있다.오마이뉴스 장재완
한국농업경영인충남도연합회 회원들이 농협중앙회 충남지역본부 앞에 벼를 쌓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21일 오후 2시 대전 중구 대사동 농협중앙회 충남지역본부 현관 앞. 지게차 움직이는 소리와 사람들의 고성으로 시끄럽다.

 

쌀 값 하락으로 분노한 농민들이 트럭에 벼 가마를 싣고와 농협 주차장에 야적하고 나섰기 때문.

 

무려 800kg이나 되는 대형 벼가마 180여 포대가 지게차로 쉴 새 없이 옮겨져 농협 앞에 쌓였고, 머리와 어깨에 '쌀값 보장', '농민생존권 보장'이라는 글씨가 쓰인 붉은색 띠를 두른 농민들은 야적을 못하게 가로막는 농협직원들을 밀어내며 언성을 높였다.

 

한 차례 실랑이가 오간 뒤, 농민들은 기자회견에 나섰다. 이날 기자회견은 (사)한국농업경영인충남도연합회가 주관한 것으로, 충남 16개 시·군에서 쌀가마를 직접 싣고 달려온 시·군연합회장단이 기자회견에 참여했고, 회원들은 이를 지켜봤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우리는 최근 수확기 쌀 대란의 상황에서도 무대책과 터무니없는 쌀 매입가로 일관하고 있는 농협을 규탄하고 책임 있는 해결책 제시를 요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가을 수확기철을 맞아 농민들은 가장 행복해야 할 시기이지만, 황금들녘을 바라보고 있는 농민들의 가슴은 찢어지고 있다"며 "그 이유는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매입가격으로 농민들은 생산비마저도 보장받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올해 충남도 산지 벼 매입가격은 작년 대비 12%에서 많게는 20% 가까이 폭락한 상황"이라며 "2007년 이후 계속되고 있는 비료와 면세유 등 농산물 생산비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최근 농협이 제시하고 있는 벼 매입 가격은 기가 찰 노릇"이라고 비판했다.

 

 벼 야적을 위해 트럭에 싣고 온 벼가마들이 줄을 지어 대기하고 있다.
벼 야적을 위해 트럭에 싣고 온 벼가마들이 줄을 지어 대기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장재완
벼 야적을 위해 트럭에 싣고 온 벼가마들이 줄을 지어 대기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벼 야적을 저지하려는 농협 직원들과 농민들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벼 야적을 저지하려는 농협 직원들과 농민들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오마이뉴스 장재완
벼 야적을 저지하려는 농협 직원들과 농민들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그러면서 이들은 농협에 대해 "농업인을 위해 존재하는 '농협'은 비료와 농약 등 농업관련 사업을 거의 독과점 형태로 운영하고, 농촌지역의 시군 금고 운영과 정책자금 대행사업 등 농민과 농업을 등에 업고 모든 특혜를 누리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협RPC의 고질적인 '고비용-저효율' 구조 개선을 위한 대책은 없이 경영의 어려움을 내세워 벼 매입가를 낮춰 민간 RPC의 가격 하락까지 주도하고 있으니 대체 누구를 위한 농협인지 모르겠다"고 개탄했다.

 

이들은 1만3000여 충남 농업경영인들의 마음을 모아 농협에 ▲농협중앙회는 지역농협의 원활한 벼 매입을 위해 매입자금 2조 원을 지원할 것 ▲조속한 시일 내 농협 자체 대량수매를 시행할 것 ▲40kg 포대 당 수매가 5만 원 이상의 농가 수취가격 현실화를 위한 각종 조치를 적극 추진할 것 ▲농협RPC의 고질적인 '고비용-저효율' 구조의 개선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할 것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러한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벼 야적투쟁을 지속적으로 펼치는 동시에 전국 12만 농업경영인들의 결집을 통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2009.10.21 17:59ⓒ 2009 OhmyNews
#쌀값 #쌀대란 #벼 야적 #농협중앙회 #한농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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