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교육정책' 홍보 전국적으로 이루어져

'청와대 기획-교과부 주도-교육청 집행' 온-오프라인서 전방위적으로

등록 2009.10.22 20:07수정 2009.10.22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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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통신문 등을 통한 MB정부의 이른 바 친서민 교육정책 홍보가 전국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확인되었다. 각 시도 교육청과 전국의 교사들을 통해 확인한 결과 서울뿐 아니라 경기·경남·강원·충북·대구·울산 등 전국적으로 실행되었으며 지금도 진행 중이다.

애초 기획은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한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와 강원도 교육청 등의 친서민교육정책 홍보 세부계획 등에 따르면 2009년 6월 22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현 정부가) 서민을 위한 노력을 많이 했음에도 소통, 홍보 등의 부족으로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측면이 있어 앞으로 친서민 행보를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교과부가 각 시도교육청으로, 시도교육청이 학교로, 학교가 학부모 등에게 보낸 현정부의 이른 바 '친서민 교육정책' 홍보 브로셔. 이명박 대통령의 “형편이 어려워도 공부를 계속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교육복지로 가난의 대물림을 끊겠습니다.(08.2)”라는 취임사가 맨 앞을 차지하고 있다.
교과부가 각 시도교육청으로, 시도교육청이 학교로, 학교가 학부모 등에게 보낸 현정부의 이른 바 '친서민 교육정책' 홍보 브로셔. 이명박 대통령의 “형편이 어려워도 공부를 계속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교육복지로 가난의 대물림을 끊겠습니다.(08.2)”라는 취임사가 맨 앞을 차지하고 있다. 김행수

이를 받아서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안병만)가 주관하여 시·도교육청 기획관리국장 회의(09.7.27)와 시·도교육청 홍보담당관 회의(09.8.4)를 잇따라 열어서 이런 지침을 각 시·도 교육청에 시달한다. 그리고 교과부가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사 중 "형편이 어려워도 공부를 계속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교육복지로 가난의 대물림을 끊겠습니다.(08.2)"를 맨 앞에 찍은 24장 짜리 브로슈어를 직접 만들어서 각 시·도 교육청으로 내려보냈다.

각 시·도 교육청은 이런 교과부의 계획을 세부계획으로 만들어서 각 학교와 기관을 통하여 실천한다. 각 학교의 홈페이지에 교과부의 친서민 교육정책 홍보계획과 홍보 브로슈어를 탑재하고 팝업 창 또는 배너를 달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24페이지로 직접 인쇄된 브로셔를 시도교육청별로 수천장씩 학교 여기 저기에 붙이게 하고, 학교운영위원과 학부모 등에게 보내도록 한다. 그리고 모든 학생들과 학부모에게 이런 정부의 정책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가정통신문을 보내도록 한다.

이에 따라 8월부터 10월 현재까지 집중적으로 서울·인천·강원·광주·경기·경남·강원·충북·울산·충남 등 지역을 가리지 전국적으로 진행되었고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 몇몇 교육청에서는 이를 세부적으로 나누어 담당자를 지정하고 점검표까지 만들었고, 그 결과를 12월에 최종 분석 평가한다고 한다.

청와대와 교과부의 한마디에 각 시도 교육청의 눈물겨운 홍보 노력

강원도 교육청이 가장 적극적으로 홍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 교육청은 도교육청뿐 아니라 지역 교육청별로 친서민 교육정책 홍보 세부계획을 마련하고, 18개 세부 항목별로 담당부서와 실무자를 지정하여 직접 챙기고 있고, 각 학교별로 홍보 브로셔 배부 수량까지 표로 확인하고 있다.


 선거가 한창 진행 중인 강원도 강릉의 학교 홈페이지에 가면 지금도 '이명박 정부의 서민 교육정책'이라는 이름의 팝업창이 뜨고 있다. 강원도가 홍보에 가장 열심인 것으로 보인다.
선거가 한창 진행 중인 강원도 강릉의 학교 홈페이지에 가면 지금도 '이명박 정부의 서민 교육정책'이라는 이름의 팝업창이 뜨고 있다. 강원도가 홍보에 가장 열심인 것으로 보인다.김행수

이 세부 계획에는 각 학교의 홈페이지에 팝업창으로 띄우고 배너를 다는 것까지 제시하고 학부도들에게는 가정통신문을 보내도록 하고 있다. 지금 한창 선거가 진행 중인 강릉의 학교들은 지금도 이 친서민 교육정책 안내를 홈페이지에 팝업창으로 띄워놓고 교과부의 홍보 브로셔를 링크해 두고 있어 학교 홈페이지에 접속만 하면 바로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충북교육청 역시 각 학교에 공문을 보내 친서민 교육정책을 홍보하도록 하고 있으며 모든 가정에 가정통신문을 보내도록 하고 있다. 특히, 충북 교육청은 다른 교육청과는 달리 24장짜리 교과부의 홍보 브로셔를 한 장으로 축약하여 홍보자료로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 홍보 자료 역시 교과부의 브로셔와 서울교육청 가정통신문에 실려 있는 출처 미상의 시를 인용하여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해서, / 지리적 조건이 나쁘다고 해서, / 문화적인 차이가 있다고 해서, / 소중한 기회에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라고 노래하고 있고, 17개 중점 사업을 박스에 넣어서 강조하고 있다.

 충북교육청도 각 학교에 이명박 정부의 친서민교육정책을 홍보하는 가정통신문을 보내라는 공문을 학교로 내려보냈다. 그리고 다른 교육청과는 달리 한 장짜리 칼라인쇄물을 만들어 홍보하고 있다.
충북교육청도 각 학교에 이명박 정부의 친서민교육정책을 홍보하는 가정통신문을 보내라는 공문을 학교로 내려보냈다. 그리고 다른 교육청과는 달리 한 장짜리 칼라인쇄물을 만들어 홍보하고 있다.김행수

경남에서도 8월 11일 교과부의 홍보 내용을 학교 이름만 바꾼 채 거의 그대로 홍보하는 보도 자료를 배포하고, 9월에 각 학교로 '서민 교육정책'홍보 브로슈어 배포 등 홍보 협조"라는 공문이 접수되어 학교 홈페이지에 탑재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안병만 교과부 장관이 직접 9월 4일 경남교육청을 방문하고 경남교육연수원 대강당에서 교육장·직속기관장·학부모 등 500여 이 참석한 가운데 친서민 교육정책에 대한 특강을 실시하고 오후에는 김해의 경남은혜학교 방문하였다고 한다.

최근 교과부와 대립 관계에 있는 경기도 교육청은 강원도와 충북, 경남에 비해서는 약간 차이가 느껴졌지만 역시 친서민 교육정책 홍보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교과부의 실세라고 불리는 이주호 차관이 직접 경기도 교육청을 찾아 "정부의 친서민교육 정책 홍보 특별 강연"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진행하였다.

지난 9월 9일(수) 경기도교육청 별관 대강당에서 '경기도교육청 직원, 제2청사 간부 및 담당, 교육장, 직속기관장'등은 과반수 이상이 참석하도록 하고, 공․사립 고등학교 교장 및 학교운영위원장도 반드시 참석 조치하도록 하는 공문을 각 학교에 내려보내고 이들을 대상으로 하여 특별 강연을 실시한 것이다.

교과부와의 관계 탓인 지 모든 학교에 가정통신문을 보내라는 공문을 보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여러 학교들의 홈페이지에 교육청의 협조 요청에 의해서 게시한다는 안내와 더불어 교과부의 홍보 브로셔가 탑재되거나 링크되어 있었다.

이외에 울산교육청 등에서는 홍보 브로셔를 교육청·학교·직속기관 등 교육청 산하기관뿐 아니라 주민자치단체·법원·경찰서 등 유관기관에 배부하고 일반시민 등이 자주 접할 수 있도록 농협·코레일·버스터미널 등에도 비치하도록 하기도 했다.

이렇게 지역을 가리지 않고 모든 교육청에서 MB정부의 친서민 교육정책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사업을 학교와 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었다. 현재 미니 총선이라로 불리는 재보궐 선거가 전국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번 총선의 가장 큰 이슈 중의 하나는 "과연 누가 진정한 서민 정당인가?"라는 점을 부정하기 힘들다. 특히 현 정부의 친서민교육정책 홍보에 상대적으로 더 열성을 보이는 것으로 보이는 강원·충북·경남·충북·경기의 공통점을 바로 10월 재보궐 선거가 있다는 점이다(서울은 애초 재보궐선거 지역으로 분류되었으나 대법원 선고가 미루어지면서 빠졌다).

이런 미니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청와대가 기획하고, 교과부가 주도하여 시도교육청으로 하여금 실천하게 한 "친서민교육정책 홍보"는 관건 선거 의혹을 낳기에 충분해 보인다. 특히 이번에 재보궐 선거가 진행되고 있는 강원·충북·경기·경남 등에서 다른 교육청에 비해 훨씬 더 강도 높게 이 사업에 대해서 홍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더욱 그런 의혹이 크다.

일방적 친서민 교육정책 홍보가 진짜 정치중립 위반, 관건 선거라는 비판에 직면

10월 21일 검찰청의 발표에 의하면 시국선언 교사 86명이 공무원의 정치중립을 위반한 정치활동, 불법적 집단행동 등의 혐의로 기소되었고, 교과부에 89명이 파면 해임 등 중징계 회부되었다.

사실 시국 선언은 우리 역사에서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지식인들이 수없이 해온 양심의 표현 방식이다. 정운찬 총리도 교수 시절 "국가보안법 완전 폐지 교수 선언"을 실명으로 한 적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만약, 교사들의 시국 선언이 집단행동으로 형사 처벌감이라면 정운찬 총리부터 형사 처벌되어야 한다는 물음에 검찰은 답을 해야 한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은 공무원이 자신의 양심에 반하여 특정 정권의 이데올로기 수단으로 기능하지 않을 권리이다. 정치행동이란 바로 특정 정권, 특정 정당, 특정 후보를 위한 행동을 의미한다. 이런 정치활동은 명백한 형사 처벌감이며, 피할 수 없는 중징계감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에 드러난 '청와대 기획-교과부 주도-시도교육청 실행'의 친서민교육정책 홍보 사업은 학교를 정권 선전도구로 전락시키고, 학생과 학부모에게 일방적으로 정권을 홍보한 정치 행위라는 비판을 면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재보궐선거를 앞두거나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정부정책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가정통신문을 보내고, 홈페이지에 올리게 하는 것이 아무 문제가 없다면 선관위나 검찰은 존재 가치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일 것이다. 또다시 그들의 이중잣대만 확인할지 국민들이 주목하고 있다.
#친서민교육정책 #이명박 정부 #가정통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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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육에 관심이 많고 한국 사회와 민족 문제 등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글을 읽는 것도 좋아하지만 가끔씩은 세상 사는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를 세상과 나누고 싶어 글도 써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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