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은 자태를 뽐내는 단풍잎은 햇살을 받아 눈이 부시다.
조찬현
지리산 피아골은 이제야 오색단풍이 물들기 시작한다. 피아골의 깊은 계곡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단풍구경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산자락 사이사이에 울긋불긋 수줍은 자태를 뽐내는 단풍잎은 햇살을 받아 눈이 부시다.
'지리산이 아름다운 건 당신이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피아골 등산로 초입에 걸려있는 표어다. 그래, 아름다운 마음으로 오가는 행락객들이 있어서 지리산은 이토록 아름다운 모습을 이제껏 간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피아골이다. 전쟁으로 인한 '피의 골짜기', 피난지로서 '피하는 골', '피밭이 있는 골짜기' 어떤 게 정답일까요. 질문을 대하고선 잠시 머뭇거렸다. 오래전 읽었던 조정래 <태백산맥>의 구절을 떠올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