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토문화관독도에서 전시물을 설명하는 안재영관장
이안수
울릉도의 한 주민이 얘기했습니다.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은 1년에 30만 명쯤입니다. 제주도는 일일 20만 명이나 된답니다. 울릉도는 평지가 없는 악산이므로 농사를 지을 수도, 점점 고기가 사라지는 바다의 소출에 목을 맬 수도 없습니다. 점점 더 관광객들에게 기대어 살 수밖에 없습니다. 관광객이 제일 많이 오는 때가 언제인지아세요? 7-8월 휴가철? 아닙니다. 일본이 독도를 찝쩍거릴 때입니다. 그 때는 대한민국의 애국자들이 너나없이 울릉도로 몰려옵니다. 그러니 울릉도가 잘 살기위해서는 수시로 일본이 '독도는 다케시마'라고 찝쩍거려주어야 한다니까요."
안재영관장이나 울릉도 주민의 말처럼 일본과의 독도에 대한 영유권 논쟁은 여전히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이 명백한 일본의 국토 침탈행위에 대한 대응은 일회성의 각종 퍼포먼스 같은 감성적인 대응보다는 국제적으로 일본의 부당함을 입증할 수 있는 논리적인 대응이 더 절실합니다.
10월 25일은 울릉군이 '독도의 날'로 선포한 날입니다. 고종황제께서 1900년 10월 25일, 칙령 41호를 통하여 울릉도와 석도(독도의 옛 이름)를 울릉군수가 관할토록 공포한 날'을 기념한 것입니다. 경북도의회는 10월을 '독도의 달'로 정했습니다. 또한 독도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하자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2004년 12월, 국회에 대한 1차 청원이 있었고, 2008년 8월 80여명의 국회의원과 일반인 59,268의 서명을 받아 2차 청원을 한 상태입니다.
독도의날 제정과 관련해 안재영관장님이 마음을 쓰는 일이 있습니다.
"청원이 받아들여져서 국회가 독도의 날을 제정하드라도 제정년도에 관계없이 '제1회'가 아니라 고종황제 칙령 41호가 공포되었던 1900년10월 25일을 기점으로 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2005년 2월 22일부터 독도의 일본식 표시인, 다께시마의 날로 정해 매년 기념행사를 열고 있는 일본측의 조치에 끌려가는 빌미를 줄 수 있습니다. 그 기준으로 한다면 올해는 바로 109돌 독도 주권 선포의 날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독도의 날'의 제정은 두가지면에서 사리에 맞지 않다, 싶습니다. 첫째는 독도의 날이 필요하다면 '마라도의 날'도, '홍도의 날'도, '백령도의 날'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우리가 대한미국국민으로서 대한민국의 땅에 발 딛고 살므로 '대한민국의 날'의 제정이 필요하지 않듯 '독도의 날'이 필요치않다는 것입니다. 단지 일본 시마네현의 '다케시마의 날'제정은 사실과 다른 억지 주장을 홍보하기위한 필요에 의한 것이겠지요. 두번째는 '독도의 날'이라는 것이 오늘만 독도에 관심을 보이면 나머지 날들에 무심해도 면피가 되는 면죄부를 주는 듯 해서입니다.
대마도는 본시 우리 나라땅일본 시마네 현의 '다케시마의 날' 조례 제정에 대응해 마산시 의회가 조선 초기 이종무 장군이 대마도를 정벌하기 위해 마산포를 출발한 6월 19일을 기념일로해서 제정한 '대마도의 날'은 시마네현의 억지에 '눈에는 눈'이라는 함무라비 법전식의 대응이라는 측면에서 차라리 합당하다 싶습니다.
독도박물관 입구의 독도야외박물원에는 '대마도는 본시 우리 나라땅'이라는 자연석에 음각된 돌비가 있습니다.
그 기단에는 1592년 임진왜란 당시 도요토미의 명령으로 일본측에서 제작한 '조선국지리도朝鮮國地理圖'의 '팔도총도八道總圖'에 대마도가 한국 땅으로 표기된 지도와 대마도가 '경상도 계림에 속한 본시 우리 땅'이며 '본래 조선의 말 기르는 땅'이라는 '세종실록'의 기록 등이 새겨져있습니다.
울릉도에서 가장 경기가 가장 좋을 때는 관광성수기 때가 아니라 일본이 '독도가 아니라 다케시마'라고 독도의 일본영유권을 주장하는 망언이 나올 때'라고 했던 울릉도 주민의 얘기가 여전히 뇌리에 맴돕니다. 그때는 위정자들과 애국자를 자처하는 단체의 장들이 몰려가겠지요. 방송과 신문 등 온갖 미디어들의 카메라들과 함께 말입니다. 하지만 미디어의 카메라 모델이 되길 좋아하는 사람들이 떠나도 범부들의 노력은 여전히 독도에 남아있어야 할 것입니다.
한달에 10일씩 독도에 근무하고 있는 오병훈씨의 말을 통해 고립된 곳의 생활에 대한 어려움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기상이 악화되면 동도와 서도를 왕래할 수도 없습니다. 부식이 끊길 때는 물고기가 식량대용일 때도 있습니다. 혹 병이 나거나 집안에 긴급한 일이 생겨도 날씨가 도와 주지않는 한 울릉도로 복귀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물개를 벗 삼을 때도 있었습니다. 지난 3월에는 3마리의 물개가 동도와 서도 중간의 촛대바위에서 놀다갔습니다. 그중 한 마리는 한 달이나 독도에서 지냈습니다."
독도 바다에서 어업 중에 전화를 받은 김성도선생님이 말했습니다.
"외롭지 않습니다. 참 고요하고 멋지구먼요."
덧붙이는 글 | 모티프원의 블로그 www.travelog.co.kr과 홈페이지 www.motif1.co.kr에도 함께 포스팅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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