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갯벌센터 앞의 끝없는 갯벌인천조력댐과 강화조력댐이 들어서면 광활하게 펼쳐진 강화갯벌이 사라질 운명에 처한다.
최진섭
- 오늘 설명회장에서 한 주민이 "사람이 중요하지 새가 중요하냐! '새새끼' 몇 마리 때문에 발전소 반대하면 역적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이던데, 환경운동 하시는 입장에서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그 분들이 말하는 '새새끼'의 대표에 속하는 것이 개체수가 2천여마리에 불과해서 국제적으로 관심이 높고, 멸종위기종 1급, 천연기념물 205호, 강화군 군조로 지정되기도 한 저어새입니다. 세계 5대 갯벌의 하나인 강화갯벌은 새 몇 마리만의 서식지가 아니며 그 무한한 가치는 돈으로 헤아릴 수 없는 수준이죠. 그리고 환경단체는 단지 새 몇 마리를 위해 조력발전소 건설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지역공동체의 생명력과 권리를 위해 반대하는 것입니다."
- 조력댐을 건설하면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나요?"심각한 침수피해가 우려됩니다. 인천시의 예비 타당성 조사에 의하면 수위가 400cm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반면에 사전영향성 검토서에서는 오히려 100cm 이상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등 수위 변화에 대한 일관성이 없어요.
그리고 외부 단체에서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대부분 수위 상승을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댐이 건설되면 수위 변화는 분명하고 만약 수위 상승이 이루어진다면 유속, 유량 등의 변화로 해안가 침식과 퇴적이 산발적으로 일어나 일부 지역의 제방둑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것은 명약관화한 일입니다. 인천지역환경기술센터에서 '한강하구의 매립 및 준설을 통한 수리학적 영향검토'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는데, 그 내용이 충격적입니다. 조력발전소 건설 이후 홍수기 수위 상승이 무려 68cm에 달한다는 거예요."
- 68cm요?"더군다나 요즘 같은 기후변화 시대에 언제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쏟아질지 모르는데, 그리 되면 해안 주변의 농지는 한 순간에 침수되고 그 피해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일 겁니다. 염분에 침수되면 몇 년 동안은 농사를 못 지을 걸요. 간척지로 이뤄진 강화도에서는 지금 현 상태에서도 농경지 침수피해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합니다."
- 한국해양연구원의 이광수 박사는 주민설명회에서 발전소를 건설하면 한강 쪽으로 물이 적게 가고 적게 빠져 나오기 때문에 68cm씩 수위가 오르지 않고 홍수위 최고수위가 오히려 더 낮아진다고 주장하던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주민들은 누구 장단에 춤을 춰야 할까요. 안전에 관한 문제인데,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가 다르면 좀 더 장기적인 연구를 해서 확실한 해답을 찾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리고 조사보고서에 보면 최고 수위는 내려가고 최저 수위는 올라가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는 조간대의 환경 변화와 갯벌 면적의 엄청난 감소를 의미하는데 갯벌은 어민들의 생계가 걸린 곳입니다. 이런 변화에 따른 어족 자원 감소 그리고 어민 피해에 대한 충분한 대책이 없는 발전소 계획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 강화는 섬이라 비가 와도 물이 잘 빠져 침수가 안 될 것 같은데……."교동도나 한강하구와 인접한 강화도 북쪽 지역은 폭우가 쏟아지면 해안가가 침수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교동도 인사리쪽, 외포리 포구 등은 평상시 백중사리 때도 침수가 되는 지역입니다. 또한 1998년 강화 홍수 때에는 빗물이 바다로 빠지지 못해 망월 벌판과 마을이 침수되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현재 댐 건설계획에는 이런 것에 대한 사실조사는 물론 대책이 전무한 실정입니다. 조선시대 역사서를 봐도 강화도의 해일로 인한 광범위한 농경지 침수 피해에 대한 기록이 많고요. 그리고 또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조력댐 건설로 인한 침수 문제는 남한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남북간의 합의가 필요한 강화조력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