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 부영3단지 국민은행 앞에 경찰의 요구로 무단횡단을 근절하기 위해 시에서 설치한 방호울타리를 한 시민이 뛰어 넘고 있다.
심명남
편도 3차선인 이곳은 시가 허용한 주차 가능 지역이다. 그로 인해 하루 500여 명의 많은 사람들이 은행 일을 본다. 또한 맞은편에는 상가가 밀집해 있어 횡단보도를 이용하지 않는 이들은 무단횡단을 일삼는 곳. 그런데 인도와 도로 사이에 1.2m 높이의 긴 울타리를 설치해 놓아 은행 일을 보러 온 운전자들이 주차를 해 놓고 도로 위를 걸어서 울타리 끝을 지나 일을 봐야 한다. 일부 운전자와 무단횡단을 하는 보행자들의 십중팔구는 울타리를 그대로 타고 넘어서 시공한 지 10일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울타리가 덜렁거리고 있다. 외부 충격으로 고정된 앵커 볼트가 느슨해 진 것이다. 마치 임시 가건물을 설치해 놓은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무단횡단 근절시키려면 횡단보도 신설이 시급"이곳 은행을 자주 이용한다는 박모(43·신기동 부영3단지 거주)씨는 "무단횡단 사고를 줄이려고 설치한 구조물이 오히려 시민들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며 "시가 도로에 주차를 허용한 상태에서 구조물을 설치해 운전자들이 도로를 걸어가야 하기 때문에 무단횡단이 더 늘었다"며 잘못된 행정을 질타했다.
그는 "이곳에서 무단횡단이 이루어지는 지역은 은행 앞쪽보다 반대편 상가에서 나오는 쪽인데 위치를 잘못 잡았다"며 현장을 확인하지 않는 전형적인 전시행정"이라 비판했다.
그는 또 "이곳에는 시민들의 불편을 가중시키는 방호울타리가 아니라 보행자가 안전하게 건널 수 있는 횡단보도의 신설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주무부서인 여수경찰서 교통관리계 시설담당과 백선재 경장은 "방호울타리를 친 지 얼마 안되어 계도기간이 필요하다"라며 "이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방호 울타리가 있는지 각인되면 앞으로 무단횡단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100%가 다 만족할 수 있는 행정은 펼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한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데 개선 대책은 없느냐는 물음에 여수시 도로과 담당자인 최원혁 주사는 "방호울타리를 설치한 후 2중 주차가 줄어 들었다"며 "경찰서에서 요구해 몇 개월을 지켜보고 나서 개선책을 내놓겠다"고 말해 당분간 주민들의 불편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