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정전창경궁의 정전인 명정전 역시도 동쪽을 바라보는 궁궐의 중심이다
김수종
창경궁의 특이한 점은 홍화문과 명정전 등이 동쪽을 바라보고 있는 구조라는 것이다. 보통 궁궐이 남향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데 비해 창경궁은 자연지리를 그대로 이용한 때문인지 동향으로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갖추어 지어져 있다.
정문인 홍화문은 동향으로 자리를 잡고 있고, 다른 궁궐의 정문보다는 작은 규모로 3칸의 크기를 자랑하고 있다. 작은 규모지만 아담하면서도 날렵하고 경쾌한 느낌을 주는 홍화문은 보물 384호로 지정되어 있다.
백성과 늘 가깝게 지내던 정조임금은 1795년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을 맞이하여 홍화문 앞에서 백성들에게 직접 쌀을 나누어주기도 했으며, 그의 조부인 영조임금은 1750년 균역법을 시행하기 직전 홍화문 앞에서 백성들에게 직접 균역법에 관한 의견을 수렴하기도 했다.
홍화문을 지나면 궁내를 흐르는 금천이 있고, 500년도 더 된 보물인 옥천교가 놓여있다. 옥천교 난간 아래에는 궁궐에 나쁜 기운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도깨비 상이 조각되어 있다.
옥천교를 지나 바로 간 곳은 명정문을 지나 창경궁의 정전인 명정전이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궁궐의 정전으로 400년가량 되었다.
조선 왕조의 정궁이 아니었던 창경궁은 주로 대비들의 주거지로 이용되었고, 명정전 역시도 왕이 정사를 논하던 자리보다는 과거시험이나 경로잔치, 생신잔치 등 각종 행사장으로 주로 이용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