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제당마당에 수백 개의 돌탑을 쌓은 만큼이나 할아버지 집의 거실 또한 특이했다. 할아버지 집 거실엔 이렇게 '천제당'이 꾸며져 있고, 매일 새벽 1~2시면 사방의 하늘을 향해 절을 한단다. 순전히 자기 수련을 위한 것이라고.
송상호
17세에 출가해서 20세에 주지승이 되다집 안팎의 외형만큼이나 그가 풀어 놓은 인생 스토리는 더욱 기막히다. 14~16세 때 살생의 아픔을 고민하다가 17세에 충남 마곡사에 출가한 것은 그의 기막힌 사연의 서곡. 법명은 '법천'스님. 당시 마곡사 승려들 사이엔 "마곡사에 천재가 들어 왔구먼"이라고 입소문이 돌 지경.
그런 소문을 입증이라도 하듯 20세에 충남 보령군에 위치한 중대사에 주지승으로 발령받은 것. 사람들은 그를 일러 '아기 주지스님'이라고 불렀다. 그가 간 중대사는 오래된 절로서 국보급이었다. 하지만 관리가 되지 않아 대웅전과 다른 전들이 다 쓰러져가고 있었다. 법천 스님에게 떨어진 사명은 그 절을 중수하는 것.
그는 먼저 보령군수와 경찰서장을 만나 '절 중수'에 대해 도움을 요청하는 것으로 일을 시작했다. 대대적으로 나무를 베어 숯을 만들어 팔아 절 중수 자금을 마련하는 일도 시작했다. 그 일로 인해서 도청으로부터 제재를 당하는 등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의 결연한 의지로 그 일을 일구어 나갔다. 비록 완공은 보지 못했지만, 3년의 주지승 생활을 남김없이 불태우며 절을 중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