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4일 오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식 세계화 추진단 발족회의에 참석한 대통령 부인 김윤옥씨.
청와대 제공
이명박 대통령 부인인 김윤옥씨가 '한식 세계화 전도사'로 나선 가운데, 2010년 '한식 세계화' 사업 예산이 올해 대비 139%나 늘어나 눈길을 끈다.
정부는 한식세계화 사업 예산으로 239억 5000만 원을 편성했다. 이는 2009년도 예산 100억 원보다 139억 5000만 원이 많은 금액으로 무려 139.5%의 증가율을 보였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증액 사유와 관련 "충분한 재정투자가 없을 경우 국정과제인 농식품 수출 확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국가브랜드 육성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한식 세계화 지연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2009년도 한식 세계화 사업 예산의 집행이 40.4%에 불과함에도 139.5%나 예산을 증액한 배경과 관련, "한식 세계화가 '대통령 부인의 아이템'이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이 있다.
'한식 세계화 전도사'인 김윤옥씨는 지난 5월 출범한 '한식세계화추진단' 명예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한식 세계화야말로 정부가 꼭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에서 명예회장을 기꺼이 맡았다"며 말한 바 있다.
김윤옥씨의 적극적 활동에 발맞추어 정부는 한식 세계화와 한식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을 위해 '한식세계화재단'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2009년도 예산집행률 40%에 불과한데도 약 140% 예산 증액 2009년 한식 세계화 사업 예산은 100억 원이 책정됐다. 하지만 실제 집행된 예산은 40억 4000만 원(40.4%)에 불과했다. '한식당 해외진출자금 지원' 예산은 20억 원이 편성됐지만 집행실적은 전혀 없다.
'한식박람회 지원'(10억 원)과 '한식당 고급화 지원'(9억 원)의 예산집행율은 각각 8.2%와 9.3%에 머물렀다. '해외 한식 전문인력 양성'(11억 원)과 '해외 우수 한식당 인증제 운영'(3억 원) 예산도 각각 32.8%와 36.7%의 낮은 예산집행률을 보였다.
예산 집행 실적이 전무한 '한식당 해외진출자금 지원' 예산은 20억 원에서 40억 원으로 100% 늘어났고, 예산집행율 32.8%에 불과한 '해외 한식전문인력 양성' 예산은 11억 원에서 16억 원으로 45.5%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예산집행률 36.7%에 머물렀던 '해외 우수 한식당 인증제 운영' 예산은 3억 원에서 5억 원으로 늘었다(66.7%).
저조한 예산집행률과 관련, 농림수산식품부는 "2009년도 신규사업을 감안해 지원기준 등 사전 세부사업계획 수립이 필요하기 때문에 6월 말까지 상반기 집행계획을 37억 원(37%)으로 설정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국회예산정책처조차도 저조한 예산집행실적을 헤아려 "사업계획을 철저히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주문을 내놓았다.
또한 신규사업인 '한식조리 특성화 고교‧대학 지정'과 '한식당 컨설팅 등 지원', 'Korea Food Expo 개최' 예산에는 각각 25억 원과 30억 원, 30억 원이 편성됐다. 올 5월 출범한 '한식세계화 추진단 운영' 예산으로도 1억 원이 배정됐다.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은 "이명박 정부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나 저소득 월세 지원 주택바우처 예산은 한푼도 배정하지 않고 결식아동 급식 지원 예산 540억 원도 전액 삭감했다"며 "이렇게 취약계층 예산은 엄청나게 깎아놓고 한식 세계화라는 명분으로 100%가 넘게 예산을 증액한 것은 '강부자' 정권다운 행태"라고 비판했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지난해 대통령의 형님인 이상득 국회의원 지역구(포항시)의 사회간접자본 예산이 4370억 원 배정됐다"며 "전해 예산에 비해 2배나 늘어난 금액이어서 '형님예산' 논란이 일어난 바 있는데 올해에는 '영부인예산'이 논란거리로 등장할 것 같다"고 꼬집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
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공유하기
작년엔 '형님예산', 올해는 '영부인예산' 논란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