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한받(야마가타 트윅스터)이 노래를 하고 조충현 밴드의 조충현이 춤을 추고 있다
최석희
"전태일 선생님, 전태일 선생님, 전태일 선생님, 사랑합니다."
6일 청계천 6가 평화시장앞 전태일 거리 문화제. 퍼머를 한 가수가 홍대앞 라이브클럽에서나 들을 법한 욕설이 섞인 격한 노래를 부른다. 잠시 후 개콘 봉숭아 학당의 일출(김재욱)이가 쓸 법한 안경을 쓴 가수 '한받'(야마가타 트윅스터, 예전의 아마추어증폭기)이 단조롭고 비트가 있는 펑크계열의 노래를 부른다. "전태일 선생님 전태일 선생님 전태일 선생님 사랑합니다"는 가사의 노래다.
1970년 11월 13일 스물두살의 젊은 노동자 전태일이 '근로기준법을 지켜라' 외치며 온몸을 불사른 일은 민주화 운동을 하던 많은 인사들에게 '민중주의'적 관점을 세운 혁명적 사건이었다. 서슬퍼런 박정희 군사정권의 탄압에 필사본으로 떠돌던 전태일평전, 한문투성이 노동법을 어렵게 읽던 전태일이 '대학생친구 하나만 있으면 좋겠다'던 소망은 이후에 수많은 학생운동가들을 노동현장으로 투신하게 했다.
"이 결단을 두고 얼마나 오랜 시간을 망설이고 괴로워했던가? 지금 이 시각 완전에 가까운 결단을 내렸다. 나는 돌아가야 한다. 꼭 돌아가야 한다. 불쌍한 내 형제의 곁으로, 내 마음의 고향으로, 내 이상의 전부인 평화시장의 어린 동심곁으로…나를 버리고, 나를 죽이고 가마. 너희들의 곁을 떠나지 않기 위하여 나약한 나를 다 바치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