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일 열사그는 23살의 평범한 대학생으로서 전두환정권의 독재와 건대항쟁의 왜곡에 대해 참을 수 없어 분신, 투신하였다.
10.28건대항쟁계승사업회
얼마 전 전두환 전 대통령이 일해공원을 방문했다고 한다. 그가 졸업한 대구공고에는 모교를 빛낸 동문으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진과 약력도 걸려있다는 기사도 있었다.
일해공원과 대구공고 관계자에 대한 비난은 차치하고서라도 민주화가 20여 년이 흐른 현재에서도 독재의 잔재가 곳곳에서 살랑이는 것을 보니 씁쓸하다 못해 참담하다.
12·12 쿠데타를 통해 군부를 장악하고 5·18로 광주를 짓밟아 대한민국을 틀어쥔 전두환은 그가 집권한 기간 동안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철저히 앗아갔다. 민주화를 요구하는 아우성을 좌익용공으로 덧씌워 무참히 짓밟아나갔다.
전두환 정권으로 말미암아 목숨을 잃은 사람들. 스스로를 내던진 사람들. 평생을 범죄자와 빨갱이의 운명으로 살아야했던 사람들. 그 수가 너무 많아 헤아리기 힘들 정도이다.
<잊혀진 저항-10·28 건대항쟁>, 다섯 번째 연재에서는 건대항쟁 직후 스스로를 내던진 한 청년에 대해 소개하려 한다.
진성일 열사, 전두환 타도 위해 청춘을 내던지다66시간 50분의 건대항쟁으로 1447명이 연행, 1288명 구속이라는 사상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민주화운동을 탄압하고 대학생들을 좌익용공으로 매도한 충격의 여파는 애학투련 대학생들뿐만 아니라 전국 대학생들에게 분노를 심어주었다.
항쟁 나흘 후인 11월 4일 부산 산업대학교(현 경성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대학생 진성일은 목숨을 내던진다. 시청각관 5층에서 전두환 독재에 대한 저항과 건대항쟁의 진실규명을 외치고 유서를 뿌리며 분신, 투신한 것이다.
당시 그가 뿌렸던 유서는 <산업대 학우에게>와 <건국대 농성사건에 즈음하여> 두 가지이다. 그 중 '건국대 농성사건에 즈음하여'라는 제목의 유서 내용은 다음과 같다.
<건국대 농성사건에 즈음하여>
우리 학우들이 용공이니 공산혁명 분자로 몰리고 있다.도둑이 제발 저린다고 손가락 하나 다치면 팔 전체를 잘라내는 그런 일이 되고 있다.건국대 농성 사건의 1천2백87명. 우리 학우 여러분. 새날이 올 때까지 우리 흔들리지 맙시다.여러분 주위에는 진정한 친구들이 많이 있습니다.용기와 힘을 잃지 마십시오.저 비록 미약한 존재지만 격분을 참을 길 없어 여러 친구들보다 먼저 갑니다.부디 흔들리지 말고 끝까지 싸우십시오.승리할 그날까지..."건국대 농성사건 진상보고 하라""군부독재 물러가라"
"파쇼 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