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창원대 사림관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희생자 추모제"에서 소리꾼 홍순연씨가 시극 "열네살 무자"를 공연하고 있다.
윤성효
추모사가 이어졌다. 조영건 부산경남종교평화연대 고문은 "위안부 할머니는 우리의 핏줄이고 가족이며 겨레의 딸이고, 우리의 어머니이자 할머니다"면서 "이 비통하고 억울음 64년이 지났는데도 풀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송도자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 하는 통영거제시민모임' 대표가 단상에 올랐다. 통영거제시민모임은 최근 통영시민 3339명으로부터 서명을 받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라며 통영시의회에 청원서를 냈다.
송 대표는 "우리 사회에서 위안부 문제에 관심이 없는 것 같은데, 오늘은 함께 하는 시민과 학생들이 있어 다행이다"면서 "위안부 할머니들은 1990년대부터 피눈물 나고 고통스런 증언을 통해 세상 밖으로 나왔고, 할머니들은 일본에 사죄를 받아야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는 침묵하고 있다. 침묵하면 우리의 평화는 침탈되고 만다. 해방 64년이 지났고, 그 할머니들이 80, 90살의 노구를 이끌고 일본대사관 앞에서 수요집회를 연 지 890차가 되었데도, 우리 사회는 한 발짝도 나아가지 않고 있다. 우리가 침묵하기 때문이다. 분노하지 않는 사회는 죽은 사회다"고 덧붙였다.
또 "과거 친일청산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방 후 제대로 된 청산을 했더라면 수요집회를 이만큼 하지 않았을 것이다"면서 "세계 여러 나라의 양심 세력들이 할머니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 정작 우리 정부와 국민은 어떻게 하고 있나"고 그는 말했다.
"1995년 정부에서 등록한 위안부 할머니로부터 증언 채록을 위해 나온 적이 있었다. 할머니들은 섬에서 말 못할 수치심과 외로움, 냉대 속에서 사시다가 가슴에 담고 있던 이야기를 꺼냈다. 그때 그 할머니를 보면서 딸이 되고 싶었다. 그때부터 할머니들과 인연이 시작되었는데, 중간에 힘들어서 그만 두고 싶을 때도 있었다.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송도자 대표는 "엊그제 시민 청원서를 통영시의회에 제출했다. 일본의 지방의회는 이미 11개나 결의문을 채택했는데, 우리의 지방의회는 어떤가. 피해자들이 한 명이라도 더 살아계실 때, 늦기 전에 결의를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