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릉천북한산 인수봉에서 발원하여 신도, 삼송, 도내, 강매, 행주동을 거쳐 한강에 합류하는 준용하천이다.
이성한
며칠 새 겨울과 가을이 순식간에 교차하며 변덕스런 계절과 날씨를 보였습니다. 앞선 주말쯤부터는 갑자기 영하의 추위가 찾아오더니 새로운 주 중반부터는 다시 포근한 가을 날씨로 돌아왔습니다.
기온과 바람의 변화는 날씨와 계절을 질서 있게 바꾸고 창조합니다. 우리는 그 질서 속에서 바람과 햇빛, 물과 흙, 만물이 주는 우주의 기를 고스란히 공짜로 얻어먹고 마십니다. 그러면서 생명을 유지하고, 살아가며 우주의 작은 어떤 것으로 존재해 갑니다.
주말인 7일 오전, 수도권 지하철 삼송역에 몇몇 사람들이 만났습니다. 그 사람들 속에는 이미 알고 있던 사람도 있고, 오늘 비로소 처음 보는 얼굴도 있습니다. 서로가 약속된 시간에 만나 인사를 하고, 반가워하며, 오늘 함께 걸어갈 길에 대하여 웃으며 이야기했습니다.
단지 함께 길을 걷자고 했을 뿐인데... 사람들은 누구랄 것 없이 언젠가 이미 만났던 사람들처럼, 돈독한 인연을 가진 사람들처럼 서로의 손을 잡고, 눈을 맞추며 좋아라했습니다. 그들의 표정에는 어딘가에 몰래 숨겨 놓았던 비상금을 깜박 잊고 있다가 무심결에 발견해 낸 것 같은 화들짝한 환희와 기쁨 같은 것이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