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러셀 재연-러셀(russell)은 원래 눈이 많이 오는 미국 어데 살았던 사람 이름이다.이 사람이 제설기를 개발해서 그 기계를 러셀이라고 부르며,눈이 쌓여 없어진 길에 첫 길을 내는 사람, 그 행동을 러셀 이라고 한다.(책속 설명)
신용석
- 겨울에도 산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겨울 산행 시 꼭 지켜야 할 것이 있다면?
"겨울에는 더욱 더 무조건 정해진 등산로만 이용해야 한다. 산에 눈이 덮이면 시설정비가 되어 있고 길쭉한 이정표가 있는 정규등산로만 길로 보이고, 오솔길 같은 샛길은 '길 흔적'이 없어진다. 와중에 헤매게 되고 그러면 고립되기도 한다. 눈 길 등산로 산행보다 눈 속에서 헤맬 때 에너지 소비량이 급속히 소진된다. 내 경험으론 4배나 빨리 소진됐다.
일기예보에 관계없이 방풍복, 우모복, 스패츠, 아이젠, 장갑 등 겨울 필수품을 꼭 챙겨야 한다. 밑에는 영상의 날씨지만 위로 갈수록 차갑고 미끄럽고 때로는 무시무시해지곤 한다. 설악산, 지리산 등의 꼭대기 능선에서 노출된 피부에 동상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일찍 깔리는 어둠에 대비해서 헤드랜턴이나 손전등도 필수이며, 겨울에는 체력소모가 크고 산행하는 사람도 적어 다른 계절보다 더 많은 행동식이 필요하기도 하다. 약간의 술을 비상으로 지니고 있으면 야간이나 고립 되었을 때 체온유지에 도움이 된다."
- 등산이 보편화 된 만큼 안전수칙과 상식을 아는 사람들이 많아져 사고는 줄지 않을까? "예전에는 대학 산악부나 산악단체 등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 위주 등산객이 많았다. 그러나 요즘에는 등산로와 대피소가 잘 정비되어 있고, 전 국민을 다 수용할 정도로 각종 산악회와 산악여행사가 많이 생겨 웬만한 사람들은 다 산에 오르는 것 같다. 생전 처음의 등산을 사람들과 휩쓸려 설악산이나 지리산 종주로 시작하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이다. 이처럼 기초가 없는 사람들이 휩쓸려 산행을 한다거나, 여유를 갖고 자연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마치 전투를 하듯 속도만 내는 산행이 많기 때문에 탈진, 골절 등 산악사고는 더욱 많아지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는 주요 등산로 입구와 대피소에서 안전산행을 위한 교육 및 스트레칭 시간을 갖고 있다. 기회 닿는다면 반드시 참여해봤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 헬기출동비용이 사고자 본인 부담인지? 외국의 경우는? 헬기출동비용은?"현재 우리나라의 헬기 출동비용은 무료이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 국가의 기본적인 책무이며, 돈이 없어서 구조요청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세계 다른 나라들도 대부분 국가가 부담하지만 조난당한 장소와 이유가 명백하게 불법일(출입금지구역, 출입금지기간 등) 경우에는 비용을 청구하는 국가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 민간 구조대일 경우에는 사안에 따라 비용을 청구하기도 한다. 헬기출동비용은 기종 및 거리에 따라 다르지만 연료비와 부품비를 포함 대략 1백만 원은 넘는다. 민간구조대일 경우에는 헬기 비용에 조종사와 구조자 여러 명의 당일 인건비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최근 헬기를 부르지 않아도 될 경미한 사고에도 툭하면 핸드폰을 두드리는 경우가 많아 정작 중요한 조난사고 처리에 지장을 주는 경우가 있다. 또 출입이 금지된 암릉, 암벽, 빙벽에서 사고가 많은데 이런 위험지역에서는 헬기와 구조대원 자체도 위험한 경우가 많다. 웬만한 부상은 우선 자기 자신이 감수하고, 동행한 동료들이 도와주는 산행정신이 필요하며, 출입금지지역에는 절대 들어가지 않는 준법정신이 필요하다."
- <설악산과의 대화>는 현직 레인저가 쓴 책이라는 점 때문에 산행을 즐기는 한사람으로 특별하게 와 닿았다. 안전 산행을 위해 산행을 하는 사람들이 꼭 알아야만 하는 이야기들인데도 뒷부분은 다소 딱딱했다. 건강하고 안전한 산행을 위해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쉽게 쓸 계획은?"책을 내고자 쓴 글들이 아니라 국립공원 설악산사무소 사내 까페에 올린 산행기나 신문과 잡지에 냈던 글 등에 살을 붙여 욕심을 낸 것이라 그런지 책으로 나온 후 정독을 하면서 많이 어설프다는 걸 느꼈다. 통찰력도 부족한 것 같다. 공직자로서 현재의 정부정책과 다른 견해나 환경단체와 다른 의견도 있어 좀 머쓱하기도 하다. 연간 3천만 명의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국립공원에 대해 보전이냐 이용이냐에 대한 갈등이 지속되고 있고, 공원정책에 대한 이해관계자마다의 호․불호, 현장 관리 상태에 대하여도 적지 않은 지적이 있어왔는데, 이에 대한 공원관리자의 입장을 좀 '공격적인 방어'로 전달하고 싶었다. 누구나 함께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을 다시 내려면 많은 통찰력과 공부가 필요할 것 같다."
※필자의 정리 과정에서 저자의 의도와 달리 표현 상 잘못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레인저, 그들은 누구? |
"…두 직원은 1시간 정도 강풍과 무릎까지 차는 눈길을 뚫고 드디어 사고자 A, B와 만날 수 있었다. 이때 시각이 1시 30분. 출동한지 6시간 만이었다. 둘 다 바위틈에서 웅크리고 있었다. 30대 중반의 A는 복장이 든든해 상태가 좋았으나 30대 초반의 B는 체구가 작고 복장이 허술해 이미 몸이 경직되고 정신이 혼미한 상태였다. B는 가냘프게 말했다. "날 제발 살려 주세요…"두 직원의 인도로A는 걸어갔으나 B는 제대로 서지 못해 업었다가 내렸다가, 나중에는 구조자도 지쳐서 눈 위를 질질 끌고 가는 형국이었다. 표고 1,300m 고지대 능선에서. 혹한기의 한 밤중 살을 에는 강풍에, 허리까지 차는 눈길을 러셀을 해가며 사람을 이동시키는 것은 결코 쉽지 않고, 무모한 구조작업이기도 했다…구조에 동원된 인원은 총 56명이다."-<설악산과의 대화> '절체절명의 마등령 구조 스토리' 중에서
- 레인저의 의미와 하는 일은? "국립공원과 같은 보호지역에서 자연과 사람을 상대로 근무하는 직업인을 레인저(ranger)라고 부르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생소한 단어이다. 자연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야생 환경에서의 위기대응능력을 갖고 자연생태계를 보전하는 동시에, 사람들에게 안내정보 제공, 안전관리, 자연교육 등의 역할을 두루 하는 직업으로 적당한 우리말이 없다. 그래서 영어권 이외의 나라에서도 그냥 레인저라고 부른다."
가장 중요한 임무는 자연보전과 탐방객 서비스이다. 자연의 현재 상태와 문제점을 알기 위해 정기적으로 자연조사,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야생동식물을 복원하거나 사람이용을 제한하기도 한다. 외에 지역 협력 업무가 있다."
- 레인저로서의 장점과 보람은? "건강한 자연은 우리의 건강과 몸을 건강하고 순수하게 한다. 늘 자연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좋다. 우리가 하는 일 특성 상, 다양한 환경과 다양한 사람들을 접하다보니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자세도 갖추게 되는데, 이는 인간관계에 좋은 것 같다. 회사나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가와 국민과 국토를 위해 일한다는 명예감도 장점이랄 수 있다. 내 손길에 의해 되살아나는 자연을 보거나 내 정성으로 등산객들이 안전한 산행을 하고 즐거워하는 것을 느낄 때 보람을 느낀다.
- 레인저로서의 단점은? "근무지가 대부분 시골지역 혹은 산과 접한 외곽이라 가족들과 떨어져 살아야 하고 남들 쉴 때 근무하는지라 가족, 친구 관계가 소홀해질 수 있는 고독한 직업이다. 또, 수많은 탐방객과 지역주민을 상대로 무엇을 하라고 권하기보다 "하지 말라"고 하는 경우가 많고 때론 스티커도 끊고 고발도 해야 하기 때문에 욕을 많이 먹는 직업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산꼭대기를 줄달음치거나 장거리 산행을 자주 해야 하기 때문에 관절에 문제가 생기거나, 고지대 대피소 근무의 경우 고산병, 원거리 섬에서 근무할 경우 우울증이 생길 수 있는 등 체력적, 정신적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 레인저는 어떻게 어떤 경로로 될 수 있는지, 어떤 자격을 갖춰야 하는지?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는 매년 1-2회의 공채를 하고 있다. 행정직(인문/사회/언어/법학), 자원조사직(생태/환경/문화), 순찰/안내/해설직, 기술직(토목/건축/조경)으로 직종을 구분하고 있어 지원 자격은 매우 광범위하다. 서류전형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많은 자격증, 자원봉사점수, 공원관리 관련 경력점수 등이 중요하고, 면접에서는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심성과 적응력이 있는지, 진취적인 리더십이 있는지 등을 주로 평가한다. 구체적인 채용정보를 공단 홈페이지에서 열람할 수 있다."
저자 프로필:1987년 국립관리공단에 입사, 현재까지 8개 국립공원에서 근무했다. 본부 자연보전부장 등을 거쳐 북한산(도봉산), 월출산, 지리산(남부) 국립공원 관리사무소 소장으로 일한 후 2007년 8월부터 2009년 1월까지 설악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 소장으로 일했다. 현재는 본부 자원보전처장으로 일하고 있는데 지리산 반달곰 복원 등이 주요 업무라고 한다. 책속에는 저자의 이런 활동이 바탕이 된 이야기와 레인저들의 세계, 구조 일지, 국립관리공단의 정책을 엿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 풍성하다.
|
덧붙이는 글 | 명품 국립공원-<설악산과의 대화>| 신용석 (지은이) | 수문출판사 | 2009-05-03 | 1만5000원
설악산과의 대화 - 명품 국립공원
신용석 지음,
수문출판사, 2009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오늘도 제게 닿아있는 '끈' 덕분에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책동네' 기사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지만, '동·식물 및 자연, 역사' 관련 책들은 특히 더 좋아합니다.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오늘, 행복합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