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충남도지시와 박성효 대전시장이 만나 세종시 원안추진 입장을 서로 확인하고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이 들은 다음 주 정우택 충북도지사와 3자회동을 갖고 충청권 공동대응에도 나선다는 계획이어서 세종시 수정에 따른 충청권의 반발이 더욱 확산될 예정이다.
이 지사와 박 시장은 20일 오전 충남도청 지사실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뿌리를 함께하고 있는 대전시와 충남도는 세종시문제와 관련 '원안추진'이라는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공동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우선 이날 두 시·도지사가 만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일부에서는 왜 단체장들이 만나지 않느냐는 소리도 있는데, 우리는 평소에도 자주 만나서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다만, 오늘 같이 공식적인 만남을 시·도민들에게 보여줌으로써 불필요한 얘기도 나오게 하지 않고, 또 용기도 줄 수 있어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세종시는 충청의 문제만이 아니다, 세종시가 흔들리면 혁신도시가 흔들리고, 기업도시와 경제도시, 각종 특구까지도 흔들리게 된다"며 "국가현안은 모두 상호 연결되어 있다, (세종시에) 과도한 특혜를 주겠다고 하니까 전국 지자체가 우려하는 것 아니냐"고 정부의 세종시 수정을 전제로 한 기업유치 활동을 비판했다.
이 지사는 또 "정부에서 연일 세종시와 관련된 말들이 쏟아지고 있는데, 대단히 즉흥적이다, 대단히 걱정되고, 특히 대통령이 걱정된다"며 "좀 더 제대로 입체적이고, 종합적으로 국가경영을 큰 틀에서 접근하지 못하고 세종시 문제에만 함몰되어 접근하다보니까 오늘 얘기 다르고, 내일 얘기 다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정부나 청와대나 정말 정교하게 접근해야 한다, 너무 허둥지둥 대고 있다"면서 "특히 어제 '맞춤형 인센티브'를 준다고 하던데, 정말 순진한 발상이다, 인센티브는 법에 의해서 주는 것이지 정부가 무슨 기업을 상대로 장사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해서 되겠는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어 "전국의 기업도시와 혁신도시, 지방산업단지의 미분양 용지가 모두 9400만 평이나 된다, 또 6곳의 경제자유구역이 1억7000만 평이 있다"며 "여기에 관련된 지자체들이 매우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효 시장도 "정부 정책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신뢰"라면서 "많은 논의를 거쳐 법으로서 제정해 추진되는 것을 훼손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수정추진에 몰입하고 있는 정부를 몰아세웠다.
그는 이어 "일각에서는 행정효율이 떨어진다고 수정론을 주장하는데, 그 행정효율 저하의 중심에는 '국회'가 있다"며 "그렇다면 국회도 세종시에 이전하면 되는 것"이라고 다시 한 번 자신의 '국회이전' 주장을 펼쳤다.
그는 또 "만일 국회가 세종시로 오면 세종시가 더 빠른 시간 안에 안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더 많은 기관과 기업이 이전할 것"이라며 "정치권에서 국회이전을 능동적으로 검토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시작한 '세종시'가 행정중심이 아닌 다른 시로 변질된다면 '세종'이라는 이름도 바뀌어야 한다, 아마도 세종대왕이 자기의 이름을 빼달라고 할 것"이라면서 "세종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도시를 만들려면 반드시 원안대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기업에 특별 인센티브를 준다면 인근 산업단지에는 누가 갈 것인가 하는 걱정이 많다"며 "어려울 때는 원칙대로 가야한다는 선현들의 말이 맞는 것이다, 세종시 문제도 근본적인 입장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3개시·도지사 회동은 'OK'... 국무총리와 회동은 'NO'
두 시·도지사는 전날 정우택 충북지사가 세종시 원안추진을 촉구한 것에 대해 '환영'하면서 다음 주중에 3개시·도지사 회동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어제 정우택 충북지사가 세종시 원안에 찬성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3개시·도지사 회동을 제안했는데,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고 충북이 합류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면서 "다음 주 중에 3개시도지사가 만나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정 지사가 제안한 국무총리+3개시·도지사 회동에 대해서는 "총리회동은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세종시 수정을 전제로 (총리가) 저렇게 하고 있는데 만나서 대화가 되겠느냐"며 "정부의 안이 정리된 후에 만나는 게 맞는 것 같다, 지금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또 '한나라당 세종시특위'의 면담 요청에 대해 "전화가 왔기에 밀실에서 만나는 것은 반대한다며 공식적으로, 공개적으로 하라고 말했다"면서 "12월 2일에 잠정적으로 날짜를 잡아놨다"고 말했다.
시민단체의 '민관정위원회 참여 요구'에 대해서는 "총리실에서 만든 '민관협의회'를 연상케 하고 있어서 느낌이 좋지 않다"며 "그래서 조금은 신중하게 접근하려고 한다"고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한편, 정우택 충북지사는 지난 19일 브리핑을 통해 세종시 원안 추진을 촉구하면서 정운찬 총리와 충청권 단체장들의 회동을 제안한 바 있다.
2009.11.20 11:41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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