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부 학생들이 직업 교육 시간에 만든 압화 작품
박소희
직업 교육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청암학교 학생들은 중학교 때부터 차근차근 직업 교육을 받는다. 고등학생이 되면 포장조립, 목공 등 11개 직업부서에서 본격적인 실습 훈련을 받는다. 고졸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전공과는 더 전문화된 교육을 받는 곳이다. 단계별 교육과정을 마치고 나면 학생들은 김치공장, 대형마트 등에 현장 실습을 하며 그곳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배운다. 포장조립 시간에 배운 박스 포장법이 현장에서 다를 수 있어서다.
실적도 꽤 좋은 편이다. 전공과는 지난 2년 간 졸업생 20명 모두가 세차장, 뷔페업체 등에 취업했다. 2005년 장애인실태조사에서 취업률이 44%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뛰어난 성적이다. 고등부는 상대적으로 취업률이 낮지만, 매년 5~6명은 꾸준히 일자리를 구하고 있다.
학생 개개인마다 맞춤형 교육 청암학교의 또 다른 특징은 개별화 교육이다. 직업 교육은 물론 모든 교과가 학생 개개인의 수준에 맞춰 진행된다. 일반학교와 달리 특수학교는 교과서는 없고 교육과정만 있다. 교육과정도 시수와 과목만 정해져 있을 뿐이어서 활동 위주의 수업 내용을 만드는 일은 선생님들 몫이었다. 그러나 아이들의 특성이 다양하다는 문제가 남아 있었다. 오랜 고민 끝에 찾은 답이 바로 개별화 교육이다. 선생님들은 매 수업마다 개별 학생의 장애정도에 맞는 수업계획을 세운 뒤 이를 실행한다. "한 반에 3살부터 11살까지 있는 것과 마찬가지"란 교사 송왕돈(39세) 씨의 말처럼 아이들의 지적 수준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송씨는 "하지만 한 학급당 평균 7.5명인 학생 수도 버거운 규모"라며 "개별화 교육이 제대로 되려면 학급 크기를 반으로 줄여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학생 수는 계속 늘고 있다. 이곳은 학비가 무료라 인기가 좋은 편인데다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에 따라 정원 내에선 지원학생의 입학을 무조건 허가해야 한다.
재단에서 쿠키 판매 등 여러 수익 사업을 하고, 교육청 지원도 잘 되는 편이지만 교사 1명 당 학생 수를 4명으로 규정한 현행 법 때문에 청암학교는 교사 수를 늘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개별 학교와 시‧도 중 무엇을 기준으로 교사 수를 세느냐에 따라 적정 교원 수가 달라요." 송 씨는 "결국 교육감이 법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국가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