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하게 망가짐으로서 비호감 굴레에서 벗어난 황정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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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기존 비호감 이미지가 청순한 모습의 캐릭터로 점철되었던 것을 완벽히 배반하는 캐릭터를 연기한 점도 비호감에서 호감을 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이는 <환상의 커플>의 한예슬과 비슷한 양상을 띤다.
그녀도 외모 이외에 보여줄 것이 없었지만 코믹한 안나 조와 나상실을 연기하면서 호감으로 돌아선 연기자 중의 하나이다.
이처럼 황정음도 청순을 버리고 자신과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하다 보니 기존의 발 연기가 아닌 자연스러운 연기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자연스러운 연기를 하는 황정음을 시청자들을 주목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가장 큰 원동력이 되었던 것은 바로 몸을 사리지 않는 망가짐을 보여준 덕분이다. 명품과 카드값을 위해 과외를 시작하더니 급기야 해변에서 술을 마시고 만취연기를 온 몸으로 하며 '떡실신녀'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런데, 그것은 전초전이었을 뿐 황정음의 망가짐 끝은 어디까지일까, 궁금할 정도로 거침이 없다.
'황정남'이라며 턱수염에 군인복을 입고 남장을 하고서는 "됐고~"를 연발해 유행어를 만들어 내더니 마스카라가 다 번진 망가진 모습으로 울음을 터뜨리고 고기 굽는 냄새에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등 황정음이라는 캐릭터는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웃음요소를 담당하며 철저하게 황정음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네티즌들의 러브라인에 중심축으로 지훈과 준혁 사이에서 삼각관계를 형성하며 인기를 더하고 있다. 하지만 극중 황정음은 이처럼 웃기기만 하는 단편적인 캐릭터가 아니다. 청년 백수를 이 사회가 낳은 시대의 희생양의 모습도 보여준다. 매번 면접에 떨어져 의기소침해 하고 서울대가 아닌 서운대라는 사실이 들통날까봐 노심초사한다. 즉, 단편적이지 않은 개성과 입체적인 캐릭터인 극중 황정음이다.
패셔니스타까지 덤으로 얻은 황정음 사정이 이렇다보니 그녀의 패션까지도 호감을 얻고 있다. 사실상 그동안 예쁘지 않은 외모가 아니었건만 그녀에게 패셔니스타의 타이틀은 주어지지 못했다. 하지만 이젠, 호감형 연기자로 돌아서더니 급기야 대학생이 따라하면 좋을 패셔니스타로 급부상했다.
사실 현실은 우울한 아웃사이더지만 극중 황정음은 명랑발랄한 대학생이다. 어떠한 현실에도 굴하지 않은 의지와 뻔뻔함이 그녀에게 있다. 그리고 그녀는 명품이면 껌뻑하고 죽는 패셔니스타 아니겠는가. 그래서 극중에서 컬러풀한 체크 셔츠에 스키니 진으로 매치하거나, 호드 티 하나를 입고 멋을 낼 줄 아는 황정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