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금. 음식 카레의 재료로 쓰인다. 요즘엔 건강식품으로 인기다.
이돈삼
'울금(鬱金)'이라는 게 있다. 인도와 아열대 지방에서 주로 자생하는데, 음식 카레의 원료로 쓰인다. 우리나라에선 전라남도 진도에서 국내 생산량의 90%를 생산하고 있다. 이 울금이 대장암 세포를 죽이는 것은 물론 식중독 예방과 염증 완화에 탁월한 효과를 지니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전남보건환경연구원은 최근 진도산 생울금과 이를 원료로 가공한 식품을 대상으로 기능성, 약리효과 등을 분석한 결과 울금의 주성분인 황금색의 커큐민에 항암 및 항염증 효과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울금에선 품종에 따라 1∼5%의 커큐민 성분이 추출되는데, 연구 결과 커큐민 농도 50μM에서 대장암 세포 절반, 200μM에선 완전히 사멸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염증도 10μM에서 현저히 감소하고 40μM에선 거의 정상수준을 되찾았다고.
울금에서 추출되는 폐놀성 화합물도 식중독 원인균인 살모넬라와 비브리오균, 리스테리아균 등의 생육을 억제하는 효과를 지닌 것으로 확인됐다. 전남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울금을 식품에 첨가할 경우 보존기간을 연장할 수 있어 다양한 식품가공과 함께 항암작용에 따른 의약품 원료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은 몇 해 전, 텔레비전의 한 의학다큐멘터리를 통해서도 보도된 바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암의 공포와 노인 치매의 원인인 알츠하이머병을 막는 방법을 소개해 관심을 모았는데, 그 방법은 울금에서 찾았었다. 울금의 커큐민 성분이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 축적되는 독성을 분해한다는 것이었다.
카레를 날마다 먹는 인도에서 알츠하이머 환자가 미국의 4분의 1에 불과한데, 학계에선 그 이유를 울금에서 찾고 있다. 세계적인 장수마을로 알려진 일본 오키나와 일대 역시 울금을 특용작물로 재배해 건강식품으로 애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