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지역 우수축제 넘보지 마라"

서울시 '세계등축제' 정례화 소식에 진주 문화예술계·정치계 '발끈'

등록 2009.11.26 15:55수정 2009.11.26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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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가 지난 11월 22일까지 서울 청계천에서 개최한 세계 등축제 야경.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가 지난 11월 22일까지 서울 청계천에서 개최한 세계 등축제 야경. 서울시

서울시가 올해 처음 개최한 '세계등축제'를 놓고 진주남강유등축제를 모방했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이 등축제를 매년 개최할 움직임까지 보이자 경남 진주시와 문화예술계에 이어 지방 정당 등까지 반발하고 나섰다.

서울시와 문화체육관광부, (재)한국방문의 해 위원회는 '2010-2012 한국방문의 해 - 서울과 함께' 시작을 앞두고, 지난 11일부터 22일까지 청계광장과 청계천에서 '한流 그리고 서울'이라는 주제로 세계 등(燈)축제를 개최했다.


행사기간 동안 청계천에는 서울을 상징하는 등을 비롯해 일본, 대만 중국의 장인, 사찰들이 직접 제작한 등,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만화캐릭터 뽀로로의 대형상징 등과 이벤트등(소망등, 유등, 기념등, 거리축등, 등터널, 등카페 등)들이 전시됐다.

이후 서울시와 세계등축제 기획사는 "세계등축제가 성공적으로 끝남에 따라 내년에도 등축제를 개최할 방침이다"면서 정례화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기획사 관계자는 "청계천에서 연 세계등축제를 명품 축제로 만들고 정기적으로 열 계획이며 11월께로 시기를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서울 세계등축제가 진주남강유등축제 개최시기인 10월과 비슷한 시기에 정례화 될 가능성이 점쳐지자 진주시 관계자들은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진주시 문화관광과장은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 내에서 성 밖의 가족들에게 안부를 묻거나 군사 신호용으로 남강에 띄운 유등을 2002년 특화한 지역 고유의 축제인 진주남강유등축제를 벤치마킹한 세계등축제를 보고 세계관광객을 유치한다는 명분으로 이해하려 했다"면서 "서울시가 이 축제를 내년에도 개최해 정례화 하려는 것은 지역 특화축제를 빼앗아 가려는 잘못된 발상"이라고 항의계획을 밝혔다.

진주문화예술재단 서영수 기획실장은 "진주남강유등축제는 지난 4년 연속 최우수축제로 지정될 만큼 특색있는 지역 축제로, 이제 외국에도 많이 알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축제를 모방한 등축제를 서울에서 정례화 하려는 것은 지방문화를 빼앗아 가는 비겁한 문화정책"이라며 "문화체육관광부가 맞장구를 칠 것이 아니라 나서서 교통정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주남강유등축제 야경 지난 2002년부터 시작돼 매년 10월 진주시 남강 일원에서 열리며, 4년 연속 최우수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된 진주남강유등축제 야경.
진주남강유등축제 야경지난 2002년부터 시작돼 매년 10월 진주시 남강 일원에서 열리며, 4년 연속 최우수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된 진주남강유등축제 야경. 진주시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 경남도당은 '서울시의 지역축제 가로채기 유감'이라는 논평을 통해 "서울에서 등 축제를 열겠다는 것은 진주의 남강유등축제를 죽이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서울시에서도 인정했듯 진주 남강유등축제를 벤치마킹한 축제인 만큼 서울에서 축제를 계속 열겠다는 것은 진주 남강유등축제를 빼앗아가겠다는 심보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서울시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진주 축제와의 차이점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구차한 변명에 지나지 않다"며 "문화체육관광부도 중복되는 축제가 또 생기는 것을 보고만 있을 때가 아니라, 이미 최우수축제로 인정받은 진주 남강유등축제가 지역의 고유 축제로, 세계적인 축제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더 지원·육성하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한편  진주남강유등축제는 지난 2002년 10월 국내 첫 유등축제를 개최한 이후 지난해까지 7최째 개최하면서 국내 최고의 유등축제로 자리 잡았다. 남강유등축제는 지난해 축제 때 개막일 첫날 50만 인파를 기록하는 등 축제기간 내내 300만 인파가 다녀갈 정도로 위력을 발휘했다. 또 2만3000여 개의 소망등 달기와 1만2000여 개의 유등 띄우기, 창작등 만들기에 참여자의 이름이 그대로 새겨지는 축제로 발전해 참여자 모두가 주인이 되는 축제로 발전했다.

이로 인해 이 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4년 연속 최우수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됐으나, 올해에는 신종플루 확산을 이유로 축제가 취소 됐었다.
#세계등축제 #진주남강유등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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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지 경남매일 편집국에서 정치.사회.경제부 기자를 두루 거치고 부국장 시절 서울에서 국회를 출입했습니다. 이후 2013년부터 2017년 8월6일까지 창원일보 편집국장을 맡았습니다. 지방 일간지에 몸담고 있지만 항상 오마이뉴스를 좋아하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공유하고 싶은 뉴스에 대해 계속 글을 올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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