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라면 한 번쯤 느껴봤을 남편의 죽음을 다룬 <미세스 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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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들이 살벌한 꿈을 꾸다!어떤 친구는 이런 말을 하기도 했다. 정말 어느 날은 잠을 자다 곤하게 자는 남편을 보고 있노라면 베개로 눌러서 죽이고 싶을 때가 있었다고. 살벌한 이야기가 맞다. 그런데 그게 사실이다. 그래서일까, 드라마 속 주인공인 부인들은 사실 슬퍼하기보다 그저 담담하거나, '산 사람은 살아야 하지 않느냐'라는 모토로 남편의 죽음에 의연함을 보이기도 한다.
사실 부인들이 처한 상황과 부부의 위기 상황을 본다면 그럴 수밖에 없다. 돈 때문에 나이 많은 사업가와 결혼한 재키에겐 젊은 애인이 있고, 스캔들을 막기 위해서 매니저와 전격 결혼한 홍주에겐 딸의 아버지가 실상 스캔들 주인공이다. 프레스 카드도 발급되지 않는 허접한 잡지 기자 보배는 남편을 교수로 만들어 보고자 노력하지만, 남편은 그녀의 노력과 상관없이 바람을 피고 다닌다.
이들이 사는 동네엔 '다정 치킨' 이 있는데 주인인 다정은 결혼 여부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홍주의 남편과 찍은 사진을 보며 눈물을 흘려 이들의 관계가 얽히고 설켰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다정을 빼고, 난 세 아내는 실상 남편들과의 관계가 원만해 보이지 않았다. 즉, 그들이 죽었다고 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여자들이다.
홍주는 오히려 스캔들 주인공으로 입을 막기 위해 결혼했으니, 그다지 관계가 원만하지는 않았으리라는 걸 충분히 알 수 있다. 특히 남편이 가출한 전날에도 아이 양육권을 두고 다툼이 있었다. 결국 이혼을 앞둔 부부이기에 사실상 남편이 실종되었다고 믿고 싶다고 대외적으로 말하지만 죽었으면 좋겠다는 발칙한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더욱이 홍주라는 여배우를 설정했을 때 <미세스 타운>은 기존 드라마에서 그려졌던 대로 스테레오 타입으로 그리지 않는다. 스타 이면에 감춰진 사생활에 힘들어하는 보통 여자의 모습을 그리며 색다르게 표현한다.
그리고 워킹맘으로서 별 볼 일 없는 직장에 다니기 위해 발악하던 보배. 그녀야말로 남편의 죽음에 박수를 쳐도 모자를 지경이다. 자신이 꿈꾸는 작가를 포기한 채 남편을 교수로 만들겠다는 일념 하에 열심히 일했건만 이 인간 만날 다른 여자와 불륜을 저지르니, 누가 살고 싶겠는가. 그래도 자식 때문에 꾸역꾸역 참아왔는데 어느 날 죽어버렸다.
장례식에서 비록 울고 있지만 속은 웃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물론 막상 남편 죽고나니 이제 어엿한 가장이어서 허접한 잡지사 드럽고 치사하지만 때려치지 못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또 생활 전선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마지막으로 재키. 당연히 돈 때문에 한 결혼이니 남편의 죽음 따위는 안중에 없다. 다만 3년 동안 수절해야만 재산을 물려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비명을 지를 지경이다. 결국 재키 또한 늙은 남편 나이 들면 때 되면 갈 시간보다 먼저 갔을 뿐이라고 생각하는 정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