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 되자마자 전량 회수 폐기를 요구받고 있는 <한국의 대종사들>을 싣고 있는 불교닷컴
불교닷컴
악의적으로 왜곡하거나 폄훼했다는 것이 분명하다면 문제지만 그렇지 않다면 표지디자인이나 순서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불편한 심기를 감춘 시샘이며 트집일 뿐으로 생각됩니다.
대통령의 얼굴도 신문에 실리면 휴지가 되고 쓰레기도 될 수 있는 게 현실입니다. 선정대상이나 순서도 그렇고 대종사와 명사를 분별하고, 조계종 스님과 태고종 스님을 분별하고 있는 이유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 것들이 출판된 책을 회수하고 폐기해야 할 이유가 된다면 불교계에서의 출판은 영원한 구속이며 억압입니다. <한국의 대종사들>을 회수해 폐기하라고 요구하는 사람 중에 법문이나 가르침을 통하여 분별심을 경계하라고 말씀하신 분은 안 계신가 모르겠습니다.
문제로 불거지기 전에 정리되고 다듬어졌으면 더없이 좋겠지만 여러 사람이 좋은 뜻으로 악의적이지 않은 마음으로 정성껏 출판한 책이라면 그만한 허물쯤 허허하고 웃어넘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5년 전에 기획했던 일사실 5년 전인 2004년, 1년여에 걸쳐 <오마이뉴스>에 연재하였던 <걸망에 담아온 산사이야기>를 마치며 후속으로 생존해 계시는 어른스님(대종사)들을 한 분 한 분 찾아뵙는 것을 기획했었습니다.
네 가지 질문, '①출가 동기는? ②연애는 해 봤는가? ③부처님을 모시는 출가수행자로서가 아니라 청정한 삶을 산 한 어르신으로서 진짜로 하고 싶은 법문은? ④다시 태어나도 출가 수행자의 길을 선택하겠는가?'라는 공통된 이 네 가지 주제를 가지고 큰 스님들의 말씀을 연재하려고 시도했지만 이런 사정 저런 이유로 뜻을 이루지 못해 지금껏 밀린 숙제로 남기고 있었습니다.
여건과 절차를 어쩌지 못해 머뭇거리다 보니 마음먹고 발품만 팔면 찾아 갈 수 있는 큰스님들의 영결식장, 다비장에 드리운 열일곱 선사들의 그림자를 그리려 한 <스님, 불 들어갑니다>(불광출판사)를 먼저 출간하게 되었을 겁니다.
방향은 조금 다르지만 창립 20돌을 맞는 한국불교기자협회에서 <한국의 대종사들>이라는 제목으로 생존해 계시는 어른스님들을 한권의 책에서 뵐 수 있도록 책을 출판해 주니 밀린 숙제를 누군가가 대신 해준 것 같은 반가움도 들고 해보고 싶었던 주제를 빼앗겼다는 아쉬움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출판된 책을 회수해 폐기하라는 요구가 있는 상황이라서 그런지 한편으로는 그런 계획을 미루고 있었다는 것이 천만다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되는 출판 된 책을 회수해 폐기하라고 할 정도의 분이나 단체라면 연애니 어떠니 하는 내용으로 질문을 하거나 게재를 했다는 자체만으로도 맞아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대종사들>, 어떤 내용 담고 있나?<한국의 대종사들>은 불교계 언론에 종사하고 있는 전·현직 26명의 기자와 3명의 사진기자가 어른스님 30분을 일일이 찾아뵙고 출가 동기, 수행과정,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등을 듣고 정리한 내용입니다. 출가수행 이력이 40년 이상은 돼야 받은 수 있는 품계가 '대종사' 이니 최소 40년 이상을 수행자로 살아오신 청정한 스님들이 옛날이야기를 들려주시듯 들려준 법문이 한권에 담긴 설법의 결정체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