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에너지시민연대와 여수시여수산단공동발전협의회가 주관한 '저탄소 지역사회 구축을 위한 민관산학워크샵'이 여수 거북공원 옆 포에버웨딩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12월 2일 오후 1시 반부터 오후 7시까지 열린 행사에는 8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워크샵에서 초청강연을 한 서울대 환경대학원 김정욱 교수는 위와 같이 말문을 열었다. 다음은 김교수가 강의한 내용과 워크샵에 참가한 발표자 및 패널들의 이야기를 정리했다.
유엔환경계획산하에 있는 기후변화 정부간위원회(IPCC)가 최근 발표한 제4차 평가보고서에 의하면, 근년에 지구 곳곳에서 따뜻한 겨울과 극심한 가뭄, 폭우, 폭풍 등이 인류의 산업 활동으로 인한 기후변화의 영향이라는 것이 보다 명확하게 밝혀졌다고 한다. 지금 인류의 가장 큰 과제는 기후변화를 막는 것이고 지구 기온이 섭씨 2도 이상 더 오르면 그 다음부터는 통제불능이 된다.
지구기후변화
지구 곳곳에서 이상기후의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충청도 이북에서 안 된다던 감이 경기도, 강원도로 올라왔고, 경상도의 사과가 충청도로, 포도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 해양생태계도 동해안에서 명태, 고등어 같은 한류성 어종에서 멸치 같은 난류성 어종으로 바뀌었다.
백년에 한번 온다는 홍수가 해마다 내리고 알래스카와 캐나다에서는 빙하가 녹아 없어졌다. 지난 백여년간 지구 기온이 평균 0.6도 상승해 해수면이 20㎝ 상승하고 북극의 얼음 면적도 ¼이 줄어들었다.
히말라야의 만년설이 녹아 방글라데시는 이미 온난화의 피해를 입고, 태평양의 투발루는 아예 나라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뉴오올리언스를 물바다로 만든 카트리나와 허리케인 및 초특급 토네이도가 자주 발생하는 것은 자연이 지구에 내리는 경고이다.
IPCC에서 전 세계 2500명의 전문가들을 동원해 연구한 결과는 이산화탄소, 메탄가스, 냉매로 쓰이는 CFC등이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라고 결론지었다. 특히 이산화탄소가 온난화에 65%정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기후변화 이외의 지구적인 환경문제
생태학적으로 농경지로 부적합한 지역을 무리하게 개간함으로 인해 일년에 6백만 ha의 농경지가 완전한 사막으로 변하고, 또 일년에 1100만ha 즉 남한만한 면적의 삼림이 벌채되고 있는데 대부분이 사막으로 변하고 만다. 이 속도는 4~50년 후면 중국이나 미국만한 땅이 사막으로 변하게 된다.
삼림과 습지와 같은 생물들의 중요한 서식지가 파괴되고 오염물질의 범람으로 현재 매년 1%의 생물종이 멸종하고 있어 앞으로 20~30년 후면 지구상 생물종의 ¼이 멸종하리라는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오존층파괴도 지구를 위협한다. 오존층을 파괴하는 원인물질로는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나오는 일산화질소(NO)외 이산화질소(NO2), 메탄가스(CH4)와 염화불화탄소(CFC)를 들 수 있다. 인류가 현재와 같은 모습으로 살아간다면 석유의 매장량은 2050년, 석탄도 2100년, 우라늄도 2050년대에 고갈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속가능한 발전의 기본원칙
인류는 어느 정도의 경제성장에서 만족하고 더 이상의 성장이 없는 정상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안정한 생태계는 정상상태를 유지하지 성장하지 않는다. 경제는 성장하지 않더라도 우리의 삶의 모습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그 모습은 환경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인류를 위협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세 가지 원칙은 첫째, 태양, 풍력, 조력, 생체, 지열 등의 재생가능한 에너지를 개발해야 한다. 지구의 생물은 지구에서 만들어지는 총 광합성량보다 더 많이 써서는 안된다. 인류는 지구 총 광합성량의 ¼을 쓰며 간접적으로 사용하는 것까지포함하면 60%를 사용하고 있다.
현재 이미 상품화 되어있는 기술로 재래식 기술을 대체하기만 하면 우리나라 전체 에너지의 30%를 절약할 수가 있다. 덴마크는 지난 30년 동안에 큰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사용이 하나도 늘지 않았다.
둘째, 에너지뿐만 아니라 다른 자원들도 그 한계가 분명하다. 무한한 자원이란 없다. 그래서 자원순환사회를 만들고 지역사회 구조도 이를 실현할 수 있도록 재구성해야 한다.
셋째,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환경용량도 한정되어 있다. 대기오염이 광역화되면서 토양오염과 식생의 훼손이 대륙 차원으로 번지고 있다. 환경훼손을 지구는 언제까지나 받아들일 수 없다. 지역사회가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용량 이상의 환경훼손을 절대로 정당화해서는 안 된다.
기후변화대책
IPCC 4차 보고서에 의하면 2100년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섭씨3~7도의 기온 상승과 강수형태의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강우 현상의 변화, 생태계의 변화, 해양생태계의 변화에 따른 대비책과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원인물질인 온실가스 저감대책을 세워야 한다.
독일은 법을 만들어 건물의 단위면적당 에너지 사용을 규제하고, 일본은 건물의 에너지 사용량을 독일의 절반 수준으로 낮추는 연구를 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태양열 온수 장치를 하지 않으면 아예 건축허가를 내주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에너지 증가만이 경세성장을 가져오는 것으로 믿고 2020년까지 에너지 공급을 2000년 수준의 두 배 가까이 늘리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심지어 한 달 전기사용량이 백만 원 이상 나가는 아파트가 유행하고 있다.
에너지를 절약하는 산업도시 지역사회 구축
각각의 지역사회를 국토의 전체적인 환경계획의 테두리 안에서 재생 에너지에 기반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생태학적으로 가꾸어 나가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교통수요가 발생하면 공급위주로 정책을 폈으나 적절치 않다. 분당이나 일산 같이 일터와 떨어진 주거도시나 안산이나 창원처럼 자동차를 타야만 하는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
시민 생활에서의 에너지 절약과 환경보전
우리의 주택구조는 환경적으로 타당한 모습이 아니라 에너지 자원을 많이 소비하게 되어있다. 하수를 허드렛물로 쓰는 중수도 정책, 자연광을 이용한 조명, 태양열을 이용한 냉난방, 단열시공 등이 풀어야 할 과제이다.
단백질을 공급하는 방법에 있어서 쇠고기가 가장 효율이 떨어지고 환경에 피해가 크다. 쇠고기보다는 돼지고기, 돼지고기보다는 닭고기, 닭고기보다는 쌀과 콩이 단위면적당 단백질 생산이 크다. 한국 사람은 쌀밥을 많이 먹는 것도 좋다.
포스코의 기후변화 대책활동
우리나라는 중화학공업위주의 산업구조를 이루고 있고, 작년에 5천 3백 6십만톤의 철강을 생산했다. 철강공정이란 철광석의 산소를 떼어내는 환원반응을 통해 철을 만드는 것이다. <Fe2O3, Fe3O4 (철광석) +Carbon(석탄) → Fe + CO2>. 3대 환원제(탄소, 수소, 전자) 중 대량으로 경제적인 가격에 공급 가능한 것은 탄소(석탄)가 유일하다.
철광석을 환원하여 쇳물을 만드는 '제선공정'에서는 대부분의 CO2 가 91% 발생하는 데 제철소 발생 온실가스 배출량은 생산량과 직접 관련을 갖는다. 포스코에서는 철강특성을 고려한 CO2 감축 혁신기술인 FINEX 기술을 세계최초로 상용화해 탄소배출을 줄이고 있다. 또한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기 위해 소수력 발전과 태양광 발전, 풍력 발전 설비를 준공했다.
생태산업단지(EIP) 추진을 통해 본 탄소감축 사례를 보고한 여수EIP 포럼의 윤창한 회장은 광양제철에서 철을 생산할 때 나오는 부산물인 수소(H2) 와 일산화탄소(CO)를 정제하여 여수산단 원료로 사용하면 연간 약 2천억을 절감할 수 있다는 발표를 해 눈길을 끌었다.
수소는 GS칼텍스 포함 21곳, 일산화탄소는 5곳이 수요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점으로는 광양제철과 여수산단을 잇는 이순신대교(2011년에 완공 예정)에 대한 사용허가를 요청했을 때 도에서는 절차상의 문제로 어려움이 있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다리를 이용한 비슷한 사례는 외국에도 있으므로 관계부처의 협조가 필요한 사항이다.
엔트로피의 저자인 제레미 리프킨은 그의 저서에서 열역학 제1법칙에 따르면 우주안의 모든 물질과 에너지는 불변하다. 창조되지도 파괴되지도 않는다. 단지 그 형태만 바뀔 뿐이다. 열역학 제2법칙(엔트로피 법칙)에 따르면 우주 안의 모든 물질과 에너지는 한 방향으로만 변한다. 결국 우리는 에너지로 일할 때마다 일한 만큼 다시 쓸 수 없는 쓰레기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쓴 만큼 "일정량의 벌금을 내고" 있는 것이다.
2005년 세계경제포럼에서 세계 각국이 환경지속성지수를 발표했는데 우리나라는 146개국에서 종합성적 122등을 했고, 환경오염저감노력에서는 146등 꼴등을 했다. 정부, 기업과 시민사회가 함께 동참해 기후변화시대에 힘을 합쳐야 한다.
석유를 비롯한 에너지와 자원이 고갈되어 가는 때에 기후변화의 지구적인 환경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이유다.
덧붙이는 글 | 희망제작소와 여수신문에도 송고합니다
2009.12.03 17:30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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