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곰 갈비갈비뼈 사이의 고기를 쪽쪽 빨아먹는 맛이 그만이다.
전득렬
물곰은 곰을 닮았고, 물에 산다고 해서 물곰이라 이름 지어 졌는데 '곰치'라고도 한다. 못생긴 걸로는 삼식이에게 뒤지지 않는다. 물곰은 생선기름이 많은 삼식이와 달리 탕을 끓어보면 그 국물이 너무나 맑다. 기름기기 전혀 없이 맑은 맛을 내는 것이 특징. 얼큰하지만 맑으면서도 기름지지 않고 담백하면서 시원한 국물이 해장에도 일품이다.
물곰탕의 생선고기는 젓가락으로 잡기 힘들다. 잡는 순간 흐물흐물 녹아버리기 때문. "생선 살이 이런 게 다 있어?"하고 놀람을 감출 수 없다. 부위별로 다르긴 하지만 입안에 넣으면 맛을 채 음미하기도 전도 눈 녹듯 사라져 버린다.
국물 맛도 삼식이와는 전혀 다른 맛을 낸다. 삼식이탕은 터프하면서 텁텁한 남성의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라면 물곰은 깔끔하고 시원한 여성의 맛을 낸다고나 할까. 물곰의 뼈에 붙어 있는 생선 살코기를 입안에서 쪽쪽 빨아먹는 맛도 재미가 있다. 눈꽃처럼 매달린 물곰 살은 뜨거운 아이스크림과 같다. 회 역시 입안에서 살살 녹아 스며드니 씹을 필요가 없다.
물곰 생선회 물곰 물회, 이름이나 들어 봤니?물곰은 생선회로도 드물게 이름을 날린다. 쫄깃하면서 찰지기는 하지만 전혀 질기지 않고 톡톡 터지는 육질은 일반 생선회에서 느껴지는 비릿한 살맛이 전혀 없다. 쫄깃하며 부드러운 맛이 마치 육회를 먹는 듯하다. 그래서 물곰은 각종 야채와 양념을 넣은 '물회'로 찾는 사람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