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 계층이 거주하는 임대아파트의 관리비가 인천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도시개발공사가 관리하는 인천 선학, 연수, 청학, 연희 임대 아파트의 평균 관리비는 전국평균보다 57%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4개 임대 아파트의 총 세대수는 2880세대에 이른다. 이는 인천지역 내 아파트 평균 관리비보다도 45%나 높은 것으로, 특히 도개공이 개발한 월카운티 3개 단지의 평균 관리비와 비교하면 무려 92%나 높았다.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공동주택관리정비시스템과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인천 지역 내 521개의 아파트 단지의 10월분 부과 관리비를 지역별, 관리주체별로 세분화해 전국평균 관리비와 비교 분석했다. 분석결과 도개공이 관리하는 임대아파트의 평균 관리비가 일반 아파트의 관리비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조사돼, 공기업이 취약계층의 등골을 빼 먹고 있다는 비난이 일 것으로 보인다.
전국 평균 ㎡당 관리비(일반관리, 경비, 청소, 소독, 승강기 유지, 수선 유지비)는 537원이다. 인천 평균도 583원에 불과했으며, 주공의 경우도 604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인천 도개공이 관리하는 4개 임대 아파트의 ㎡당 관리비는 무려 842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임대아파트의 일반 관리비(위탁업체가 운영하는 관리사무소의 운영비와 인건비 등)는 전국 평균보다 무려 57%로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66㎡살고 있는 임대아파트 주민은 동일한 면적의 일반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보다 관리비를 2만130원 이상 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도개공이 분양한 '웰카운티'의 관리비는 불과 ㎡당 438원에 불과해 임대아파트 관리비에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4개 임대 아파트에서는 관리비 체납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천경실련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4개 아파트의 관리비 체납율은 2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인천경실련은 17일 "도개공은 주로 취약계층이 거주하는 임대아파트의 관리비 및 일반관리비가 일반 아파트보다 비싼 이유를 해명해야 한다"면서 "도개공은 위탁업체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을 방기한 것이고, 체납세대의 관리비를 전체 세대에 전가시킨다는 항간의 오해를 증폭시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민의 주거생활 안정과 복지향상을 위해 설립된 도개공이, 설립취지와는 동떨어진 인천시장의 공약사업 등 대형개발 사업에 나서고 있다는 지역 사회 비판에 비추어, 인천시민을 두 번 울리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때"라며 "인천시는 임대아파트 관리지원 조례를 제정해 취약 계층의 주거비를 낮추는 주택정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인천 도개공 관계자는 기자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다 높다고 이야기 할 수 없다, 세대가 적다보니 높을 수도 있다"면서 "민원이 있어 관리비에 대해 조사를 했지만 높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경인여자대학교 부동산경영과 윤호 교수는 "임대아파트는 취약 계층의 주거 안정을 위한 것인데, 인천시와 인천 도개공이 오히려 취약 계층을 등쳐먹는 셈"이라며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인천시는 임대아파트 관리지원 조례를 제정해 취약 계층의 주거비를 낮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