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와 정의화 세종시특위 위원장 등이 17일 대전을 방문, 지역민심을 듣기 위해 마련한 시·도의회의장단 간담회 자리에서 세종시 수정 추진에 대한 불만이 쏟아졌다.
정 대표 일행은 이날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을 방문한 뒤, 오후에 한나라당 대전시당에서 대전과 충남 광역·기초의회 의장단, 시·도당 위원장 및 지역위원장 등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정 대표와 송병대 대전시당위원장, 이훈규 충남도당위원장의 모두발언 이후 모두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정부의 '세종시 수정으로 충청권 민심이 한나라당을 떠났다'며 '원안추진'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쏟아지는 볼멘소리 "충청권 한나라당 선출직은 대체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
간담회 후 브리핑을 통해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강태봉 충남도의회 의장은 "현재 충남도는 초상집과 같다, 도의원이 모두 사퇴서를 냈고 이완구 지사마저 사퇴했다"면서 "더도 덜도 말고 원안대로 해 달라, 9부2처2청 모두 내려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의장은 또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정운찬 총리를 앞세워 세종시를 이슈화하면 안 된다"면서 "대안 없이 국정을 수행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따졌다.
정종학 충남도의회 부의장도 "충청도를 우습게 보는 것 같다"면서 "충청권 한나라당 선출직은 대체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송선재 충남도의회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통과시켰고 대통령도 한다고 했는데, 이를 짓밟는 것은 안 된다"며 "(세종시 원안은) 국회와 대통령의 약속이다, 반드시 지켜야 한다, 충청권을 버리고도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는지 심도 있게 검토해 달라"고 강조했다.
김준배 아산시의회 의장도 "내년이 지방선거인데, 차라리 선거를 끝내고 '세종시' 문제를 언급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면서 "국회에서 만약 (수정안이) 통과가 안 될 경우, 한나라당이 어떻게 될지는 생각해 보았느냐"고 말했다.
김학원 대전시의회 의장이 말을 이었다. 김 의장은 "세종시 문제는 단순히 충청권의 문제가 아니다, 비수도권도 다 같이 궐기하고 있다"면서 "세종시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어야 국정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송재용 대전시의회 부의장도 "충청권의 민심이 한나라당을 떠났다, 대통령이 압승을 했으면서도 '고소영', '강부자' 같은 내각구성을 했기 때문"이라면서 "세종시 문제에 대해서도 TV토론회를 보면 준비 부족 때문인지 논리에서 계속 밀리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박수범 대전시의회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청와대 따로, 당 따로, 총리실 따로... 정제 안 된 의견이 반발심을 더욱 증폭시키는 것 같다"면서 "대안을 내놓고 당론을 정한 뒤에 민심설득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태흠 충남 보령시 지역위원장은 "세종시 문제는 아무리 좋은 대안이 나와도 해결이 안 된다, 대안이 됐든 수정안이 됐든 원안이 와야 한다"면서 "충청권을 생각하고 충청권 당직자를 생각한다면, 진짜 원안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정몽준 "할 말이 없다... 고통스럽지만 함께 노력하자"
이러한 충청권 시·도의회 의장단 및 당직자들의 볼멘소리에 정몽준 대표는 정리발언을 통해 "할 말이 없다, 대통령께 잘 전달하겠다, 더 많은 무게를 느낀다"고 소감을 밝힌 뒤 "벌집을 건드렸다는 말이나, 도덕성과 신뢰가 중요하다는 말 모두 지당한 말씀"이라고 말했다.
이어 "충청도를 버리느냐, 충청도 없이 정권재창출이 가능하냐는 말에도 동감한다, 우리는 지금 같은 문제를 고민하고 있는 것"이라며 "지금은 고통스럽지만 다함께 노력하면 잘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1월 중순이면 정부의 대안이 나올 것이고, 대통령께서도 가까운 시일 내에 여러분들을 직접 만날 것"이라며 "정치꾼은 다음 선거만을 의식하지만 정치인은 다음 세대를 의식한다, 다음 선거도 중요하지만 책임 있는 정치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정 대표는 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내년 1월 정부가 '대안'을 내놓으면, 그 대안을 잘 검토하고, 치열하게 토론해서 공식적인 당론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중앙당에서 정의화 세종시특위 위원장, 이사철 특보단장, 전여옥 전략기획본부장, 한대수 제2사무부총장, 조윤선 대변인 등이 참석했고, 지역에서는 송병대 대전시당위원장, 이훈규 충남도당위원장, 김학원 대전시의장, 강태봉 충남도의장 등 30여 명의 시·도의회 의장단 및 지역위원장이 참석했다.
2009.12.17 17:29 | ⓒ 2009 OhmyNews |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향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에게 향을 묻혀 준다.
공유하기
"정몽준 대표, 충청권 포기하고 정권재창출 가능한가?"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