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세네번 커피, 돈 아깝지 않아요"

불경기도 비껴간 카페 열풍

등록 2009.12.22 10:46수정 2009.12.22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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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의 커피전문점 학생들로 북적인다.
대학가의 커피전문점학생들로 북적인다.최슬연

21일 대학가의 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입구부터 많은 학생들로 북적였다. 이층으로 올라가봤다. 방학임에도 불구하고 역시나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삼삼오오 모여서 수다를 떠는 손님들도 있었고 혼자 온 손님들도 있었다. 그들은 저마다 노트북이나 책을 펴들고 자기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옛날엔 다방이라 하면 만남의 장소로 통했다. 주로 다방에서 모임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새 다방 개념의 카페는 좀 다르다. 요즘 카페는 모이는 장소 외에도 각종 스터디 그룹이나 공부를 할 때도 이용된다.

평균적으로 커피 한 잔에 밥 한 끼 정도의 가격이다. 보통 대학생들의 한 달 용돈을 감안했을 때,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학생들이 도서관 대신 카페를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40~50대 어른들은 카페 열풍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이 밖에도 요새 카페 열풍을 반영하듯 이색 테마 카페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도 알아보았다.

카페 종업원들을 대상으로 물어보았다. 그들은 "오전시간대를 제외하곤 항상 손님들로 테이블이 가득 찬다"고 답했다. 손님은 "20대의 여자 손님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하루 평균 방문 손님수를 물어보자 대답하기를 꺼렸다.

대학가의 커피전문점 노트북으로 개인 작업을 하고 있다.
대학가의 커피전문점노트북으로 개인 작업을 하고 있다.최슬연

역시나 서울 시내의 다른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을 들어갔다. 혼자 온 손님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시도했다. 자신을 재수생이라고 밝힌 염재설(20)씨는 "일주일에 보통 3~4번 정도 카페를 찾는다"고 답했다. 아직 학생인데 부담되진 않느냐고 묻자 "주로 노트북을 사용하러 이곳에 오는데 커피 한 잔 값이면 자리값과 인터넷 사용료까지 쓸 수 있기 때문에 PC방보다 낫다"고 했다. 그러면서 염씨는 "커피를 좋아하기 때문에 밥값보다 커피값을 아끼지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여성 손님을 인터뷰했다. 프리랜스라고 밝힌 이민정(가명, 30)씨는 "일주일에 보통 3번 정도 오는데 경우에 따라선 5번도 온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도서관은 너무 답답하고 집에선 늘어진다"며 카페를 찾는 이유를 밝혔다. 또 커피값이 부담되진 않느냐고 묻자 "커피를 좋아하고 또 자유롭게 작업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그 밖에도 수십 차례의 인터뷰를 시도한 결과, 카페를 이용하는 고객은 주로 20~30대의 대학생, 직장인들이었다. 그들은 모임 외에도 공부 및 과제를 할 목적으로 카페를 찾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면서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2~3번 정도는 카페를 찾는다며 커피에 투자하는 돈은 아깝지 않다"고 답했다.


대학가의 커피전문점 학생들이 스터디 모임을 하고 있다.
대학가의 커피전문점학생들이 스터디 모임을 하고 있다.최슬연

그럼 40~50대 어른들은 카페 열풍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한 달에 두세 번 정도 카페를 찾는다는 백민호(44)씨는 "주로 일 때문에 사람들과 만날 때 커피전문점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새 학생들 사이에 카페 열풍이 불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커피 한 잔으로 5000원씩이나 투자하는 요새 학생들은 반성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 백씨는 "부모님이 주신 용돈으로 카페를 어떻게 일주일에 2~3번씩이나 갈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인터뷰에 응답한 이들 중엔 "커피를 좋아한다며 카페 열풍에 대해 별로 부정적이지 않다"고 밝힌 송상일(38)씨와 같은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40~50대 어른들은 카페 열풍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북카페 테이블 옆에 책이 진열되어 있다.
북카페테이블 옆에 책이 진열되어 있다.최슬연

그러나 부정적인 의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카페를 찾고 있는 젊은이들이 많다. 요즘 이런 카페 열풍에 맞추어 이색테마카페도 늘어나고 있다. 주로 홍대나 대학로 등을 중심으로 북카페나 갤러리카페 등이 생겨나고 있다. 이런 곳은 카페 자체가 아예 책이나 예술작품들을 비치하고 있어 방문하는 손님은 누구나 이를 이용할 수 있다. 아예 책을 가져오지 않아도 카페에서 책을 골라 읽을 수 있는 것이다.
#카페 #커피 #대학생 #대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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