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이나 탕, 볶음 등을 파는 한식당은 최소 2인분 이상부터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혼자 오는 손님들은 주문조차 어렵다.
박예슬
물론 모든 식당이 의무적으로 1인용 메뉴를 구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우리는 지나치게 모든 것을 '무리지어'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스스로에게 주입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혼자놀기를 특이하게 여기는 우리 사회의 모습은 '~는 모름지기 ~해야 한다'는 담론이 지배하는 '피곤함'을 나타내는 일면인지도 모른다.
'보이기 위한' 삶보다 '나'의 즐거움을 찾아야조금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 보자. 고작 밥을 먹고, 영화를 보는 일상적인 생활을 하는데도 '애인이나 친구'등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곧 '언제나 어디서나 남에게 초라하게 보이기 싫다'는 생각과 맞닿아 있다.
이러한 생각은 우리들이 얼마나 '나 자신의 즐거움'보다 '다른 사람에게 얼마나 잘 보일지'를 생각하고 있는지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그 '다른 사람의 시선'은 확고하게 실재하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우리는 식당이나, 영화관에서 내 앞자리에 앉은 사람의 동행인이 누구인지, 그 사람이 심한 민폐를 끼치지 않는 한 거의 신경쓰지 않는다.
사실 '혼자'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실제로 남의 '지탄'이 두려워서라기보단 스스로 남에게 어떻게 보일 것인가를 신경쓰는 데서 기인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혼자 밥을 먹거나, 영화를 보면 '애인도 없고, 친구도 없어' 보일까봐 두려운 것이다.
이제는 타인의, 그리고 나 자신의 '혼자놀기'에 대한 과장된 선입견과 두려움을 깨야 할 것이다. 혼자 노는 것은 '자랑스러운 무용담'도, '부끄러워 숨겨야 할 일'도 아니다. 그것은 독립된 사람이 살아가는 자연스러운 생활의 일면일 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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