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습지 전문가 "4대강사업, 하천 생태계 크게 교란"

'습지와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심포지엄' 열어... 사천 선언문 채택

등록 2009.12.28 09:37수정 2009.12.28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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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정비사업은 강 주변에 존재하는 모래톱 같은 자연습지를 대부분 인공시설물로 바꾸는 것으로 계획되어 있어 두루미류를 포함한 국제적 멸종위기종의 중간 기착지이자 각종 물새들의 서식지인 4대강의 주요 하천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민물고기를 비롯한 수중 생물과 하천의 식물 생태계에도 큰 교란을 초래하게 된다."

일본과 한국의 대표적인 습지 보전 NGO 관계자와 전문가들이 경남 사천과 낙동강 일원에서 '습지와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심포지엄'을 열고 공동 선언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a  '한국습지NGO네트워크 준비위원회'는 일본의 습지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26~27일 사이 사천 삼천포해상관광호텔에서 심포지엄을 열고, 사천 광포만과 낙동강을 답사했다.

'한국습지NGO네트워크 준비위원회'는 일본의 습지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26~27일 사이 사천 삼천포해상관광호텔에서 심포지엄을 열고, 사천 광포만과 낙동강을 답사했다. ⓒ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과 녹색연합, 환경운동연합, 생태지평, 습지와새들의친구, 아이쿱(iCOOP) 생협 논습지연구회, 물새네트워크 등으로 구성된 '한국습지NGO네트워크 준비위원회'는 26~27일 사이 경남 사천 삼천포해상관광호텔에서 심포지엄을 열고, 사천 광포만과 4대강정비사업 낙동강 함안보 공사 현장 등을 답사했다.

이번 심포지엄에는 '람사르네트워크재팬'(RNJ, Ramsar Network Japan)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하나와 신이치 공동대표와 호리 료이오치 공동대표, 쿠레치 마사유키 공동대표(일본기러기보호회 회장), 카시와기 미노루 공동대표, 아사노 마사토미 사무국장 등이 참석했다.

람사르네트워크재팬은 2008년 경남 창원에서 개최된 람사르 당사국총회에 참가한 '람사르총회를위한일본습지NGO네트워크'가 중심이 되어 발족한 일본의 대표적 습지 NGO 그룹이다. 일본 각지의 단체 대표와 개인 250명이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으며 일본 내 습지보전정책의 변화를 위한 행동과 국내외 연대 활동 등을 펼치고 있다.

한국과 일본 습지전문가들은 이번 심포지엄에서 두 나라의 습지가 처한 위기 상황을 공유하고, 앞으로 습지와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이들은 4대강정비사업과 같은 대규모 공공사업으로 인한 습지와 습지의 생물다양성 훼손이 심각하다는 것에 인식을 같이했다.

'습지 보전을 촉구하는 사천 선언문' 채택


이들은 '습지 보전을 촉구하는 사천 선언문'을 통해 "습지를 파괴하는 한국 정부의 대규모 개발 사업에 대한 재검토와 습지와 생물다양성 보전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국의 경우, 국가 기본 발전전략으로 저탄소 녹색성장을 채택하였고 2008년 람사르총회 개최국가로서 람사르협약의 모범국가가 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며 "그러나 한반도 전체 생태계의 근간을 뒤흔드는 4대강 사업의 강행과 습지보호지역이자 문화재보호구역인 낙동강하구에서 국제신공항 건설 추진, 한강하구 습지보호지역을 위협하는 경인운하 건설과 신곡수중보 이설 계획과 인천 송도 갯벌 매립 등 여전히 대규모 습지 파괴를 수반하는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크게 우려했다.


이들은 ▲ 4대강정비사업뿐만 아니라 ▲ 경인운하 건설과 신곡수중보 이설 계획, ▲ 낙동강하구 남부권신공항과 제2하구둑·엄궁대교 건설 계획, ▲ 제주도 강정마을 연안 연산호 군락 해양보호구를 위협하는 해군기지 건설 계획, ▲ 장봉도 갯벌 습지보호지역과 강화도갯벌 문화재보호구역을 위협하는 인천만과 강화조력발전 계획, ▲ 새만금갯벌 간척사업과 인천 송도갯벌 매립, 가로림만 조력발전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a  임희자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사무국장이 '습지 관련 심포지엄'에 참가한 한국과 일본의 습지 전문가들에게 한국의 습지 파괴 현장에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임희자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사무국장이 '습지 관련 심포지엄'에 참가한 한국과 일본의 습지 전문가들에게 한국의 습지 파괴 현장에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다양한 연안 개발사업에 대해, 이들은 "국제적으로 중요한 한국의 주요 연안습지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개발 사업은 동아시아대양주비행경로의 물새들의 중간기착지로서 특히 중요한 한국의 습지를 훼손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한국정부가 4대강 사업에 대한 국내외의 우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연안 습지의 심각한 훼손을 초래하는 대규모 습지 파괴 사업을 재고하여 2008년 제10차 람사르협약 당사국 총회 개최국가이자 의장국가으로서 그리고 2012년 IUCN(국제자연보존연맹) 총회 개최국가로서 습지와 생물다양성 보전에 있어 국제적인 모범을 보여주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사천 광포만에 대해, 이들은 "경남도와 사천시는 광포만 갯벌의 국제적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 지역의 람사르습지 등록과 같은 가시적인 조치를 통해 람사르총회 개최 지자체로서 습지보호에 모범이 되어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사천 광포만 #4대강정비사업 #생물다양성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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