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처리장 '극적 협약'... 노사 앞날은

거북함 극복한 '상생'인가 불편한 첫인상의 연속 '대결'인가?

등록 2010.01.07 18:54수정 2010.01.07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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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천포하수처리장 민간위탁업체 선정 문제가 사천시와 (주)환경시설관리공사의 협약체결로 일단락됐다. 그 동안 힘겨루기 했던 업체와 사천시하수처리노조는 한 목소리로 화합을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좀 더 지켜볼 여지가 많아 보인다. 사진은 지난해 12월30일, 업체 측과 노조 측 대표가 이야기나누는 모습.
삼천포하수처리장 민간위탁업체 선정 문제가 사천시와 (주)환경시설관리공사의 협약체결로 일단락됐다. 그 동안 힘겨루기 했던 업체와 사천시하수처리노조는 한 목소리로 화합을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좀 더 지켜볼 여지가 많아 보인다. 사진은 지난해 12월30일, 업체 측과 노조 측 대표가 이야기나누는 모습.하병주
삼천포하수처리장 민간위탁업체 선정 문제가 사천시와 (주)환경시설관리공사의 협약체결로 일단락됐다. 그 동안 힘겨루기 했던 업체와 사천시하수처리노조는 한 목소리로 화합을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좀 더 지켜볼 여지가 많아 보인다. 사진은 지난해 12월30일, 업체 측과 노조 측 대표가 이야기나누는 모습. ⓒ 하병주

 

삼천포하수종말처리장을 새로이 관리할 민간업체 선정 문제가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업체 선정과정에서 기존 노조원들과 갈등이 만만찮았던 만큼 노-사 또는 노-노 융화가 잘 이뤄질지는 당분간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천시는 6일 낮, 앞으로 5년 동안 삼천포하수종말처리장과 분뇨처리시설 그리고 사남에 있는 축산분뇨처리시설 운영을 코오롱 자회사인 (주)환경시설관리공사에 맡기기로 하고 위탁협약을 체결했다. 올해 위탁비용은 21억500만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지난해 10월부터 끌어오던 위탁업체 선정 문제가 일단락됐다. 하지만 업체 선정 과정에 발생한 노사 간 앙금이 완전히 가라앉았는지는 아직 미지수다.

 

사실 양측이 협약을 맺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고, 6일의 협약식도 갑작스럽게 진행됐다. 전날이던 5일 저녁까지만 하더라도 본사 부사장까지 내려와 민주노총 소속 노조가 활동하고 있는 한 사천시와 협약을 맺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고 돌아갔기 때문이다.

 

특히 이후 진행될 단체협약과 임금협상을 단위사업장노조가 아닌 산별노조 대표와 풀어가야 하는 점을 부담스러워했다. 현재 삼천포하수처리장에는 민주노총 일반노조 소속의 사천시하수처리장지회가 설립돼 있다.

 

 지난해 12월29일, 노조원들이 시장실 앞 복도에 앉아 김수영 사천시장에게 '안정적인 고용보장'을 위한 중재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29일, 노조원들이 시장실 앞 복도에 앉아 김수영 사천시장에게 '안정적인 고용보장'을 위한 중재를 요구하고 있다.하병주
지난해 12월29일, 노조원들이 시장실 앞 복도에 앉아 김수영 사천시장에게 '안정적인 고용보장'을 위한 중재를 요구하고 있다. ⓒ 하병주

 

이보다 앞선 3일에는 업체 간부가 일부 노조원들을 따로 만났고, 다음날 아침 4명의 노조원이 노조탈퇴를 선언함으로써 노조의 강한 반발을 샀다. 이후 노-노 갈등 조짐도 보여 사태가 점점 꼬이는 양상으로 흘러갔다.

 

지난해 말로 이전 관리업체의 계약기간이 끝났음에도 새 관리업체 선정이 늦어지자 사천시도 부담이 커졌다. 사천시는 당초 이번 주말까지 새 우선협약대상 업체에게 결정할 시간을 주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지난 5일 저녁에는 "사실상 내일까지"라며 더 이상 시간 끌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인 바 있다.

 

그러던 것이 6일 들어 분위기는 반전했다. 이와 관련해 업체 관계자는 "주변에서 너무 앞서간 것일 뿐 기업 입장에선 충분히 검토하는 시간을 가졌던 것"이라며 "달리 해석하지 말아 달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를 두고 노조에서도 "기업은 철저히 이윤논리에 따르는데, 이것저것 따져 봐도 손해가 없다고 판단한 것 아니겠냐"며 "노조탄압만 하지 않고 안정적인 고용보장만 약속한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라고 담담하게 반응했다.

 

돌이켜보면 삼천포하수종말처리장 새 관리업체 선정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직원들의 '안정적인 고용보장'이었다. 노조는 사천시를 향해 향후 위탁업체 선정에 있어 이점을 분명히 해달라고 요구해 왔다.

 

그러나 코오롱 측이 "사규와 인사규정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원칙론을 내세우자 막판 진통이 심했다. 노조원들은 사천시장실 앞에서 하룻밤 농성을 벌인 끝에 12월30일 사천시의 중재로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다른 지역으로 전보조치 하지 않는다 △최소한 기존 임금 수준을 유지한다 등 두 가지 약속을 업체로부터 받아내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사천시 삼천포하수종말처리장 입구. 노사관계가 상생 분위기로 완전히 접어들었는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사천시 삼천포하수종말처리장 입구. 노사관계가 상생 분위기로 완전히 접어들었는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하병주
사천시 삼천포하수종말처리장 입구. 노사관계가 상생 분위기로 완전히 접어들었는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 하병주

 

(주)환경시설관리공사 정명철 영남지사장은 7일 전화통화에서 "상식적인 이야기"라며, 지난 30일 구두로 약속했던 이 두 가지 약속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앞으로 모든 직원들과 새 출발 할 수 있도록 화합 분위기를 조성하겠다"고 말하며 향후 노사관계를 낙관했다.

 

하지만 노조 측에서는 새 업체의 업무 인수가 마무리되는 대로 새로운 단체협상과 임금협상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 관리업체 교체 과정에서 노조원 4명이 탈퇴한 점을 애석하게 생각하고 있는 터라 삼천포하수처리장의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뉴스사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0.01.07 18:54ⓒ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뉴스사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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