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희, 박예진의 하차로 <패떴>은 캐릭터 공백을 여실히 느껴야만 했다.
SBS 화면캡쳐
여기에 <패떴> 특유의 '그들만의 리그' 분위기는 식상함과 리얼리티 부재에 한 몫 더했다. <1박2일>이 여행지에서 일반인들과의 친화력을 과시하며 강호동이 그들과 함께 "1박! 2일!"을 함께 외칠 때 <패떴>은 철저하게 멤버들만 카메라에 비췄다. 강호동의 매니저, 은지원의 스타일리스트, 김대주 작가, 나영석 PD등 스태프들도 총출동하여 <1박2일>이 그 특유의 팀워크를 자랑하던 것과는 달리, <패떴>에는 스태프의 자리가 없었다.
애초에 여행이 목적인 <1박2일>과는 다르게 <패떴>은 특별한 여행지가 아닌 일반 시골 마을로 떠난다. 특별히 볼거리에서 시선을 끌만한 요소가 적기 때문에 <패떴>은 오히려 일반인들을 카메라 안으로 끌어들여 새로움을 찾아야 했다. 그러나 <패떴>은 철저하게 멤버들 위주로 돌아갔다. 광어 양식장에 가도, 고추 텃밭에 가도, 돼지농장에 가도, 멤버들만 보였다. 자연히 식상함은 더하고, 리얼리티는 떨어졌다.
여기에 캐릭터의 부재는 <패떴>을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몰아갔다. 최초 <패떴>은 캐릭터 간의 힘의 균형이 제법 잘 맞았었다. 힘 센 악역 김수로를 정점으로 하는 캐릭터 사이의 균형과 조화에 금이 가기 시작한 건 김종국이 투입되면서부터였다. 젊지도 늙지도 않은 어중간한 나이와 김수로와 겹치는 캐릭터, 스스로 웃음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떨어지는 김종국은 <패떴>에서 늘 이도 저도 아닌 어중간한 포지션이었다.
이천희와 박예진의 하차는 결정타였다. <패떴> 최고의 스타라고 평가할만한 이천희와 박예진은 시청자들로부터 각각 엉성천희 및 천데렐라, 달콤&살벌 예진아씨라는 닉네임을 얻으면서 매력적인 캐릭터로 자리매김했다. 큰 키, 잘생긴 외모와는 어울리지 않게 무엇을 해도 엉성하고, 선배인 김수로에게 꼼짝을 못하는 그의 캐릭터는 재미를 만들었고, 살아있는 동물과 생선을 아무렇지 않게 요리하는 박예진의 모습은 리얼함을 더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계약 만료와 더불어 프로그램에서 이천희와 박예진이 하차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새로 합류한 박해진과 박시연이 뚜렷한 캐릭터를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존재감을 알리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고, 설상가상 유재석과 함께 덤 앤 더머 캐릭터로 재미를 주던 멤버 대성이 교통사고로 한동안 프로그램에서 빠지는 일이 발생했다.
이천희, 박예진의 하차와 대성의 불참은 단순히 그들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재미뿐만 아니라 <패떴> 내에 존재하는 캐릭터 간의 균형까지 깨뜨리는 효과를 낳았다. 박해진과 박시연이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면 사정은 달라졌겠지만 그렇지 못했다. 박해진은 이천희의 엉성함을 물려받으려고 노력했지만 그만큼의 재미는 만들어내지 못했고, 박시연은 모호한 캐릭터에 부상이 겹쳐 이효리를 견제할만한 캐릭터로 성장하는데 실패했다.
출연진 바꾼 <시즌2> 성공하려면, 콘셉트부터 고민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