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에서 만난 '나너우리' 회원들왼쪽부터 차례로 이기범, 홍선호, 조선협, 최홍서, 양종찬, 신동욱 학생. 모두 1학년인데 '나너우리'를 이끌어가는 '실세'들이다. 후배들을 맞이할 생각에 들떠 있기도 하다.
임정훈
경기도교육청(김상곤 교육감, 이하 도교육청)이 학생인권조례(인권조례)를 추진하자 이를 가장 반긴 이들은 당연하게도 학생들이었다. 온갖 이해 안 되는 문장들로 신체와 정신을 억압해온 학교생활규정이 조례안을 통해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희망을 품게 됐기 때문이다. 그 덕분인지 심지어는 바다 건너 제주지역 학생들까지도 달아올랐다는 소문이다.
이미 지난 2000년부터 본격화하기 시작한 학생들의 자발적인 인권찾기운동은 10여년이 지난 지금 더욱 구체적인 적극성을 띠고 있다. 더욱이 경기도교육청의 인권조례 제정 발표가 나자 학생들은 도교육청 게시판에 인권조례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글을 쉼 없이 올리고 인권조례 학생참여기획단으로 직접 참여해 활동을 펼치는 등 자신들의 인권을 찾기 위해 분주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활동들은 모두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는 일이다. 그만큼 학교 안에는 이러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지 않거나 제한적이고 학생들의 주장과 요구를 정당하게 반영하는 구조가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처럼 열악한 상황에서도 학생 인권에 관심을 두고 학교 안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는 교내 동아리들이 생겨나고 있다. 용인 동백고의 '나너우리'와 의정부여고의 'YOU & I'가 그들이다. 우연의 일치치고는 신기하게도 동아리 이름이 비슷하다.
학생들 주도로 만들어진 인권동아리 '나너우리'교사가 나서서 만든 지 이제 갓 한 달을 넘어 의욕적인 활동을 준비 중인 의정부여고의 'YOU & I'와는 달리 동백고의 '나너우리'는 사실상 경기지역 일반계 고교 가운데에서는 최초로 학생들의 자발적 주도로 만들어진 학생 인권 동아리다.
대부분의 학교 동아리들이 교사가 중심이 돼 만들고 운영되는 것과 비교하면 학생들 스스로 문제의식을 가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교내 동아리를 만들었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고 주목할 만한 사건이다. 게다가 그것이 학생인권을 주제로 삼는 동아리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