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들 하셨습니다"영남대 강사들이 11일 총파업 투쟁을 마무리하고 천막농성 해단식을 가졌다.
한국비정규교수노조 영남대분회
대학사회에서 교수와 강사들의 주종관계가 얼마나 심각한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강사들이다. 교수로 불리는 교원과 비교원인 강사의 '신분벽'이 얼마나 높은지는 임금과 근로조건 등을 비교해 보면 금세 숨이 막힐 정도다. 그럼에도 대학 강의의 절반을 짊어지고 있는 강사들의 교원지위 회복은 요원한 상태다.
그래서 늘 대학과 강사들의 관계는 유령계약으로 통한다. 한 한기 강의 시작 직전 전화 한 통화로 계약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을 감안하면 영남대 강사들의 용기 있는 행동에 박수를 보낼 만하다. 사실 많은 우려와 걱정이 교차했었다. 강사들 사이엔 "과연 영남대 강사들이 어려운 문제를 극복해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많았다.
그러나 해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지금도 강사들과 대학 간 앙금의 불씨가 상존해 있다. 영남대 비정규교수노조가 파업 출정식에 앞서 파업유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에서 밝힌 "연구비 150배 이상 차별, 임금 15배 이상 차별,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구호에서 잘 읽힌다.
오죽했으면 지난해 경북지방노동위원회가 '강의료는 동결하되 강좌 당 강의준비금을 8만5천원 인상하라'는 중재안을 낸 바 있다. 하지만 대학 측은 이를 즉각 수용하지 않았다. 그 간 대학 측은 "학생 등록금 동결로 교직원 임금이 동결됐는데 현재 전국 지방대 중 최고 수준인 시간강사 강의료 등을 인상할 명분이 없다"고 일축해 왔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교직원 호봉승급분과 연금보험 가입비 등을 합치면 적잖은 임금 인상 효과가 있기 때문에 임금 동결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주장해 팽팽한 대립국면이 지속돼 왔다. 그러다 파업으로 이어지면서 사태가 수습은 됐지만 이는 비단 영남대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시간강사들을 최저임금에도 훨씬 못 미치는 싼 값에 고용하고 있는 전국 모든 대학에 해당되는 문제다.
대학사회에서 '차별' 대우를 받으며 존재 가치가 너무 미약한 시간강사들의 파업으로 사태가 봉합되긴 했지만 이 같은 상황은 다른 모든 대학들이 안고 있는 너무나 현실적인, 너무나 처절한 문제라는 점에서 영남대의 이번 사태가 시사해 주는 의미는 크다.
비록 20일간의 파업이 마무리 됐지만 "대학 측은 강의료가 높다고 주장만 말고 총액으로 한 달에 100만원도 되지 않는 비정규직 강사들의 현실적 어려움을 생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 영남대 시간강사들의 처절한 절규가 지금도 귓전을 맴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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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와 150배 차별..."그래도 우리대학 강사는 최고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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