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고유명절인 설이 찾아오는 시기인 이맘때는 재래시장골목은 어김없이 뻥튀기가 골목을 주름잡고 있다. 하도 소리가 크니 지나가는 사람들은 깜짝깜짝 놀란다. 그래서 붙인 이름이 뻥이요, 라고 하며 주인은 입에서 호루라기를 불어 놀램을 예방한다.
뻥튀기는 한국 과자의 일종으로, 옥수수나 밀, 쌀 등을 온도와 압력으로 부풀려서 만드는 쌀강정(박상 혹은 튀밥)이다. 기계에 넣고 튀기는 것을 말한다. 튀긴 곡식은 강정을 만들어 설 명절에 조상님 차례 상에 올린다. 가족끼리 모여 앉아 오순도순 옛이야기를 나누며 먹는 음식이다.
주로 튀기는 곡식은 쌀 옥수수와 콩 밀 참깨 등이다. 이 곡식을 한 되 튀기는데 비용은 곡식의 종류에 상관없이 한 되에 4천 원이다. 튀긴 곡식은 엿기름과 버무려 일정한 크기의 강정을 만들어 팔기도 한다.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 가게에서 만들어 놓은 것을 쌀 박상 한 포대에 1만 원 주고 사다 먹는다. 만드는 과정이 복잡하다. 일손이 모자라서 사서 먹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조상에 대한 정성은 좀 떨어지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조상을 섬겨야 한다.
하지만 옛날에는 어머님이 직접 만들어서 이웃과 서로 나눠먹고 어른들에게 새해 과세를 가면 어김없이 주는 강정(박상)은 서로 먹고 난 후 평가를 하기도 했다. 그리고 정월 대보름에는 부럼이라고 하여 아침상에 반드시 올라왔다.
제일 먼저 부럼을 입에 넣고 깨물어 먹으면 한 해 동안 부스럼이 나지 않는다는 미신 아닌 미신 같은 설화도 아직까지 내려오고 있다. 지금이야 의술이 발달하여 종기가 나지 않지만 옛날에는 종기환자가 꽤나 있었다.
한편 금년에도 어김없이 뻥튀기가 나타났다. 고유명절인 설이 이제 달포정도 남았다. 이 뻥튀기는 센베라는 과자를 만드는 기계가 일본으로부터 들어오면서 생겼다는 설이 있다.
1960~1970년대 시골장터에 소형 뻥튀기 기계를 들고 나와 강정을 만들어주는 상인이 많았다. 그 시대 장터를 묘사한 영화 등에서도 종종 등장할 정도로 대표적인 우리나라 고유의 강정으로 설에는 없어서는 안 되는 고귀한 음식이다.
2010.01.23 11:38 | ⓒ 2010 OhmyNews |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