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대·연합 논의도 상당히 복잡하게 가고 있다. 연대의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지만 한미FTA 등 정책에 대한 각 야당의 견해 차가 상당히 크다.
"우리가 서로 정말 다르다고 주장하는 셈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야당 간의 다름을 인정하고 소신에 따라 투표를 할 국민은 소수다. 선거는 대차게 각을 세워 전선을 만들어 해야 한다. 쉽게 생각해서 2번을 일관되게 찍는 것이 편한가 2번, 4번, 8번 왔다 갔다 하면서 찍는 것이 편하겠나? 또 우리가 손해를 감수하고 단일한 대오를 만들지 않는데 국민이 왜 도와주겠나. 그래서 연대·연합 복잡하게 가지 말고 1 대 1 통합하자는 것이다. 통합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제일 깔끔하고 쉽다. 결단만 있으면 된다. DJ가 생존했다면 당연히 지금 강력한 야권통합운동을 했을 것이다. 이것이 상식과 원칙에 맞다. 유권자에게 통합된 모습을 보여야 승리한다."
- 작년 10월 재보궐 선거 당시 안산 상록을에서의 단일화 협상 실패 경험에 비춰볼 때 이번에도 쉽지 않을 것 같다.
"비판의 소지는 인정한다. 그러나 안산은 단일화 과정에서의 문제이지 단일화 원칙에서 잘못된 것은 아니다. 단일화는 1등을 이기기 위해 2, 3등이 모이는 것이다. 그러나 안산은 그렇지 않았다. 2등을 이기기 위해 1, 3등이 모이자고 한 것이다. 그럼에도 당으로선 단일화하길 원했다. 양산 등 다른 지역의 단일화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도 있었고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연합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게다가 김영환 의원이 임종인 전 의원과 단일화에 임하면 후보가 되리라 봤다. 결국 단일화가 무산됐지만 민주당만의 책임이라고 하긴 힘들다. 이미 1등 하고 있고 단일화할 이유가 없는 김 의원이 소극적으로 협상에 임하고 있는데 임 전 의원 측이 두 차례 빌미를 줬다. 안타깝다."
- 군소정당의 입장에선 단일화 시너지로 3등 후보도 한나라당을 이길 수 있을 거라 전망할 수도 있지 않나.
"정당과 그 후보의 지지율이 10%도 안 되는데 각 정당과 정파가 협의해서 후보를 만들어주면 당선될 수 없다. 그냥 한나라당에 승리를 헌납하는 것이다. 정치도 정정당당하게 실력껏 하는 것이다. 그래서 민주당도 더 경쟁력 있는 후보가 있다면 다 주겠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런 후보를 봐줘서 보내면 다른 예비 후보와 그 지지자들이 가만있겠나. 무소속으로 출마하고 야당 표가 그쪽으로 빠지게 된다. 그런 현실을 빤히 알고 있는데도 그런 결정을 내릴 순 없다."
"김대중·노무현 없이 치르는 민주세력의 첫 대회전... 분열의 역사를 마감해야"
-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의 목표는 무엇인가.
"지금 설정한 목표는 호남 완승, 서울·경기·충청·강원·제주 승리에 '+1'을 하는 것이다. 이 '+1'이 영남인데 당내는 물론, 당 외 민주진영에서도 불가능하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영남을 연고지로 둔 책임감도 있어 작품을 만들고자 한다."
- 영남권에 대한 복안도 있나?
"각 야당이 반드시 연대·연합해야 하는 곳이 수도권과 영남이다. 수도권은 뭉치면 이기고 흩어지면 지기 때문에 합쳐야 한다. 영남은 뭉치지 않으면 본전도 건지지 못하니깐 합쳐야 한다. 지방선거 기획본부 일로 자주 경남을 가서 민노당, 진보신당 위원장들, 후보들 다 만났다. 그분들께도 '각자 뛰면 본전도 못 건진다, 한나라당의 견제세력을 형성하는 시기까지 적어도 총선까지 무조건 연합해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뭉쳐봤자 지기 때문에 단일화가 어렵다고 하지만 잘못된 생각이다. 야당이 힘을 합쳐 시도지사 후보를 내면 지더라도 광역기초의원 등 그 밑의 후보들이 살 수 있다."
- 큰 깃발을 하나 세워 작은 깃발을 세울 수 있다는 뜻인가?
"그냥 한번 나가서 죽는 것보단 영남의 시도의회 의정단상에서 민주·민노·진보신당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게 백배 낫다고 본다. 또 이번엔 교육감, 교육위원 선거가 있지 않나? 교육감 선거에서 영남은 다여일야(多與一野) 구도가 형성될 것이다. 시도지사 단일화와 함께 교육감까지 단일화된다면 이길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 단일화를 경험하면 다음 총선에서도 다시 할 수 있고. 이렇게 해서 영남의 한나라당 독점구조를 깨는 것이 중요하다."
- 민주당보단 국민참여당이 영남에서 영향력이 더 크지 않겠나.
"그래서 지금 승리를 확신할 수 있는 국민참여당의 인물이 영남의 후보로 나오나? 아쉬운 점이다. 열린우리당이 분당을 선택했을 때는 영남 진출이라는 명분이라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도 없다. DJ의 브랜드는 '통합'이고 노무현의 브랜드는 '지역주의 극복'이다. 국민참여당이 이를 따른다면 통합을 하거나 그 지도자들이 영남에 가서 싸워줘야 한다. 노 전 대통령은 지금보다 더 힘들 때 민주당의 깃발을 들고 부산에서 출마했다."
- 6·2 지방선거에서 민주세력 통합에 대한 각오가 상당하다.
"이번 지방선거를 잘 해야 대선이 있다. 통합을 이야기하지 않았나. 이제 민주세력이 재정립돼야 한다. 그동안 분열의 과정 속에서 정통 야당의 뿌리가 흔들렸고 그 세월 속에서 망가진 게 너무 많다. 민주당 분당 이후 한국정치·야당·개혁세력·386이 동반 추락했다. 분열은 모든 참여세력을 동반 추락시킨다. 정동영 의원이 지난 대선에서 500만 표 차이로 진 것은 그 개인이 못났다는 게 아니라 5년간 그만큼 망가진 것이다. 분열의 후과는 그만큼 크다.
이제 그 뿌리를 살려야 한다. 그 역할을 하는데 김대중·노무현 노선이 중심축이 돼야 하고 세대로는 386이 그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이번 지방선거는 민주세력이 분열의 역사를 마감하고 노무현·김대중이라는 거대한 병풍이 사라진 뒤 치르는 최초의 대회전(大會戰)이다. 제1야당인 민주당의 일원으로서 이 대회전을 어떻게 준비하고 치르느냐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있다."
2010.02.01 18:02 | ⓒ 2010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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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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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노무현 정신 말하며 분당? 지지 못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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