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국민참여당 대표.
권우성
참여당은 창당선언문과 정강정책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삶을 당원의 삶과 당의 정치적 실천을 규율하는 거울로 삼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공과가 있는 정치인 '노무현'을 당의 사상과 실천의 기초로 삼은 것이다. 당의 정체성과 지향을 명확히 한 것이지만 '정치인 노무현'에 대한 평가가 다양한 만큼 참여의 범위를 제한할 우려도 있다.
이에 이재정 대표는 "참여당이 지향하는 것은 노무현이라는 개인이 아니다"며 "참여당은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 '노무현의 정치철학'을 현실에 구현해서 새로운 정치를 꿈꾸는 사람들의 정당"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 당시 잘못된 것도 있을 것이고 시대를 너무 앞서가 실효성을 못낸 것도 있을 것"이라며 "그런 구체적인 정치적 실체를 발전적 관점에서 바라보자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표는 관심을 모으고 있는 6·2 지방선거 전략에 대해서는 "16개 광역단체장 후보를 모두 내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서울시장 출마가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이 대표는 야5당의 연대 원칙과 관련, "야권이 이번 선거에서 각자 갈 길을 가면 무조건 필패"라면서도 민주당의 호남 기득권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태도를 분명히 했다.
"호남에서 야당 연대, 유권자 선택의 폭만 좁힐 것" 그는 "연합 과정에서 때로는 경쟁할 수도 있고 큰 틀에서 양보할 수도 있지만 지역마다 상황이 다르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며 "호남에서 야당의 연합과 연대는 유권자들의 선택의 폭을 좁혀버리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또 "(민주당이) 지역 독점의 정치구조를 스스로 개혁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재정 대표는 성공회 사제로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등 주로 재야 종교단체에서 활동해 오다 1999년 새천년민주당 창당준비위 총무위원장을 맡으면서 정치권에 입문했다. 2002년 대선에서는 노무현 후보 중앙선거대책위 유세본부장으로 활약하면서 당선에 큰 공헌을 했고 열린우리당 창당도 주도했다. 참여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 시절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참여당의 대표를 맡은 후로는 젊은 당원들과 어울려 막춤을 추는 등 청년 못지 않는 열정을 보이고 있다. 이 대표는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을 기반으로 한 직접 민주주의 모델을 구현하는 당의 대표로서 조만간 아이폰도 구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재정 대표와의 인터뷰는 지난 28일 오후 참여당 대표실에서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다음은 이 대표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반대급부 바라지 않는 당원들의 참여가 가장 큰 자산" - 지난번 창당대회 때도 느꼈지만 당원들의 참여 열정이 가장 크다는 점이 참여당의 가장 큰 자산인 것 같다. 대표로서 든든할 것 같은데. "당사 사무실 인테리어를 모두 당원들이 했다. 당원들이 내 집 꾸미듯이 함께 모여서 힘을 보탰다. (대표실 고가구를 가리키며) 이것도 당원들이 가져온 것이다. 창당 대회 때도 당원들이 자비를 들여 서울에 올라오고 밥 사먹으면서 참여했다. 대회 자체도 당원들이 자원봉사를 하고 식전 문화공연을 준비하는 등 당원의 힘으로 치렀다. 창당비용도 무대․음향장치 설치비, 체육관대여료를 다 포함해서 2500만원 밖에 안들었다. 정당사상 이런 저비용을 들인 경우가 없었을 것이다. 이게 다 반대급부를 바라지 않는 당원들의 순수한 참여 덕분이다. 그게 큰 자산이다. 참여당은 말로만이 아니라 실제 당원들이 만들어가는 당이다."
- 창당대회 뒤풀이 행사에서 머리 희끗한 이 대표가 젊은 당원들과 어울려 열심히 막춤을 추는 모습도 인상 깊었다. 춤을 꽤 잘 추시더라.(웃음) "따로 배우거나 연습한 것은 아니다. 춤 자체가 따라 하기 쉽고 재밌게 만들었더라. 별 어려움 없이 췄고 아주 재미있었다. '당'을 영어로 하면 '파티'(Party)다. 정치는 축제, 파티가 되어야 한다. 좋은 정치는 당원, 국민들을 신나게 만드는 정치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국민들을 신나게 하기보다 걱정하고 우울하게 만드는 정치였다. 참여당이 '신나는 정치'를 해보려 한다."
- 창당 효과 덕분인지 당원들이 크게 늘었다. 현재 3만명 돌파 이벤트를 하고 있는데 당원 확보 계획은? "창당 이후로만 4000명이 늘었다. 그래도 아직은 적다. 지방선거 전까지 10만명 확보하는 게 일차 목표다. 그리고 2012년까지는 당원 100만 시대를 열어야 한다. 그냥 당원이 아니라 당비를 내는 당원 100만명이 확보되면 한국 정치가 바뀐다. 누구 혹은 어떤 단체, 기업에게도 신세질 필요 없이 깨끗한 정치를 할 수 있다."
- 지난 21일 여의도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참여당은 창당 뒤 한나라당(38.2%)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정당지지율(16.2%)을 얻었다. 굉장히 빠른 속도의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 "여론조사는 하나의 흐름이기 때문에 일희일비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열심히 현장에서 뛰고 있는 당원들이 힘과 용기를 얻은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여론조사에 반영된 국민들의 기대가 뭔지에 대해서는 깊이 있는 해석이 필요하다. 참여당의 지지율이 많이 올랐다고 해도 한나라당에 비해서는 아직 멀었다. 새로운 정당에 대한 기대가 있기는 하지만 아직 참여당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있는 것이다. 참여당의 과제는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정치, 좋은 정치의 비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민주당으로는 답이 없다면 새로 만들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