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합꼬치구이는 술안주로 맞춤이다
맛객
맛객이 최근 감탄한 또 하나의 홍합요리는 카다케스 홍합꼬치이다. 이 요리의 레시피는 출판사 '예담'에서 펴낸 <피카소의 맛있는 식탁>에 나와 있다. 이로 보아 에스파냐식 요리가 아닌가 짐작된다. 그렇다고 그대로 따라하진 않았다. 나는 베이컨도 없고 월계수잎도 없는 불쌍한 중생이니 말이다. 그렇다고 딱 감이 오는 이 요리를 포기할 맛객도 아니다. 이탈리아 요리사 주세페도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요리사란 요리만 하는 게 아니라 장소를 해석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령 (내가) 한국에 왔다면 이곳의 생선을 이용해서 해석하는 게 의무다"그렇다. 에스파냐요리라고 해서 꼭 에스파냐식으로만 하라는 법은 없다. 난 한국인이고 한국에서 요리를 하니 한국의 식재료를 이용하는 것은, 검찰의 무리한 기소에 대해 법원에서 줄줄이 무죄를 선고한 것만큼이나 당연한 일이다. 해서 집에 없는 식재료인 월계수잎은 빼고 대신 대파를 넣었다. 또, 베이컨 대신 국산돼지고기를 넣었다. 자 그럼 요리를 만들어보자.
1. 잘 씻은 홍합은 오븐에 굽거나 냄비에 넣고 익힌다. 2. 홍합이 익는 동안 마늘을 까서 빻은다.3. 빻은 마늘에 올리브유를 넣고 소금과 빻은 후추로 간을 한다.4. 간장에 설탕을 약간 넣고 끓여 식힌다.5. 돼지고기(비계가 약간 있어야 맛있다)는 70%정도 익도록 삶고 꼬치용으로 자른다.6. 자른 돼지고기를 4의 간장에 담가 간이 배도록 한다. (30분~1시간이면 충분)7. 홍합이 벌어져 적당한 크기로 홍합살이 수축되면 살과 껍데기를 분리해서 살점은 홍합육수에 담가둔다.8. 대파는 꼬치용으로 썬다9. 대파를 꼬치에 꿰고 돼지고기와 홍합을 취향대로 꿴다10. 완성된 꼬치에 2의 마늘올리브유를 듬뿍 바른다.11. 휴대용가스버너 불을 중불보다 살짝 약하게 줄이고 석쇠를 올려 홍합꼬치를 약 10여분 굽는다.12. 구워진 홍합꼬치를 접시에 담고 레몬을 반달모양으로 썰어 한쪽에 놓는다.(레몬은 장식의 의미도 있지만 꼬치를 살짝 레몬에 문질러 먹으면 풍미가 새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