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이 노동조합과 교섭을 벌이는 속에 노동부에 '정리해고 신고서'를 낸 가운데, 노동계가 '선전포고'를 하면서 투쟁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2일 오후 부산지방노동청에 신고서를 내면서 352명을 정리해고 하겠다고 밝혔다. 한진중공업은 애초 1월 26일 정리해고 명단을 통보할 예정이었는데, 전국금속노동조합 한진중공업지회와 합의로 연기했다. 노-사가 교섭을 벌이는 속에 사측은 정리해고 신고서를 낸 것이다.
노조 지회는 3일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민주노총 부산본부와 노조 지회는 성명을 통해 '정리해고 신고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진보신당 부산시당은 파업 현장 방문 등 지원 투쟁에 나섰다.
한진중공업 사측 "계획신고서 낸 것"
한진중공업 사측 관계자는 "노동부에 정리해고 신고서를 낸 게 아니고 '정리해고 계획신고서'를 낸 것이다"며 "정리해고 명단을 통보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또 그는 "노-사 양측은 정리해고 통보 연기를 하면서 노측은 회사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행위를 하지 않고 생산공정에 차질을 주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노측은 최근 릴레이 상경투쟁을 시작했다"면서 "여의도 등 서울 일대에 유인물을 뿌리면서 회사의 이미지에 손상을 주고 있다. 서로 지킬 것은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부산시당
"부산시, 노동청은 적극 나서라"
2일 부산선관위에 부산시장 선거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민주노동당 민병렬 예비후보와 진보신당 김석준 예비후보는 각각 이날 한진중공업 노동자들과 면담을 가졌다.
김석준 후보는 4일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와 함께 한진중공업을 방문한다. 이 자리에서 노 대표는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 신고서 접수에 유감을 표명할 예정이다. 노 대표는 3일로 22일째 단식 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농성장을 방문한다.
민주노동당 부산시당은 3일 낸 자료를 통해 "한진중공업 사측의 일방적 노사 합의 파기와 정리해고 신고서 제출에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한진중공업 정리해고를 막는 것은 일자리를 지켜내고, 부산경제를 살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시당은 "한진중공업 정리해고를 막아내고,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행보에 적극 나서겠다"면서 "한진중공업 사측의 정리해고 신고는 대규모 정리해고로 이어질 수 있고, 노동조합은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파업을 비롯한 강력한 투쟁에 돌입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노동당 시당은 "민병렬 예비후보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비롯한 여야의 부산시당 위원장을 직접 만나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을 위한 해법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과 연계해 중앙당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을 강구하고, 부산시에도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본부, 노조 지회 "모든 책임은 한진 자본에 있다"
민주노총 본부는 3일 낸 '한진자본의 선택에 온전히 답하겠다'는 제목의 자료를 통해 "2일 정리해고 신고서 접수는 선전포고다. 이제, 모든 책임은 한진자본에 있음을 명심하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본부는 "즉각적인 지역연대 투쟁 전선에 나설 것"이라며 "우리 입장은 단호하고 명쾌하다. 한진 자본이 들먹이는 어떠한 변명도 다 핑계일 뿐이다. 지금의 수주물량만을 가지고 장래의 경영 악화를 주장하는 한진 자본의 태도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노총 본부는 "부산지방노동청은 노사간의 최소한의 합의도 어기고 일방적으로 신고된 정리해고 신고서를 즉각 반려조치하고, 부산시 또한 지금의 사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도 '노사 합의사항 일방적 파기'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노동조합과 아무런 상의도 하지 않은 채 정리해고 신고서를 노동부에 제출한 사측의 행동은 그간의 교섭이 정리해고 신고를 위한 면피용이었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며 "정리해고 수순을 진행할수록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노동자들의 거대한 힘에 부딪힐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0.02.03 15:30 | ⓒ 2010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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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 '정리해고 신고'에 노동계 투쟁수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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