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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 차 ⓒ 송유미
자갈치역에서 막차를
헐레벌떡 탄 몇몇에게서는
돼지삼겹살 냄새와 소주 냄새가 났다.
훅훅 코를 찔러대는,
불콰한 그들과 어깨를 좁히며
흔들흔들 타고 가는
양산행 막차 지하철 경로석에는
한 잔 술에 대자로 쓰러져
누운 늙은 장정을 우리는
자꾸 갈대처럼 일으켜 세워야 했다.
그래도 더 이상 오지 않는
막차를 얻어 탔다는 안도감에
얼마쯤 여유 있는 표정으로
종점을 향해 가는 동안
서로의 어깨에 고개를 갈대처럼 꺾으며
흔들흔들… 모두 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연대감에 몇몇은
더러 고성방가를 질러대고
몇몇은 노골적으로 눈쌀을 찌푸리기도 하고
몇몇은 그러거나 말거나
깊은 꿈속에 빠진 듯
행복한 표정으로 덜컹덜컹
0시의 지하철은
창자를 빠져나온 똥처럼
지상 지하철을 통과해
둥근달 속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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